회사에서 인턴을 잔뜩 뽑았는데, 채용 조건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더군요.
6개월 인턴인데, 전체 중 90% 채용 조건입니다. 나쁘지 않죠. 대략 6~7명 탈락인가 봅니다.
하위 10%만 면하면 채용 확정입니다. -_-;;
6개월 중 2개월은 본사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나머지 4개월은 각각 응모한 직군별로 각 실무팀에서 1개월씩 OJD를 합니다. 3명 정도씩 조를 짜서 4개 팀을 4개월간 순환하면서 OJD를 받게 되고, 각 팀의 팀장이 평가한 평가표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채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마가 끼었는지 팀 멘토가 돼서, 매 기수마다 한 명씩 4개월간 총 4명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달에 한 명 받아서 그렇게 했고, 이번 달도 한 명 받아서 또 하고 있습니다. -_-;;;
팀에 기수별로 온 애들 모아 놓고 직무 교육을 해서 보내고, 또 받아서 또 교육 해서 보내고.. 아직 졸업도 못한 애들도 있고, 이건 뭐 애기들 보는 기분.
그리고 매주 금요일은 멘티들이 자신의 주간 업무 일지를 작성하고, 멘토가 거기에 평가 의견을 기재하여 팀장님에게 결재를 받게 됩니다. 결재자가 그 한 장에 총 세 명입니다. 작성자, 멘토, 팀장.
이것 때문에 참 황당하고, 짜증도 나고, 요즘 애들 다 이 지경인가 싶어서 어이도 없고..
첫 번째.
자신이 작성한 주간 업무 파일에 멘토 의견 추가를 위해서 E-Mail로 멘토에게 발송합니다.
제목은 주간업무입니다 라고 적고, 메일을 열어 보면 본문에 내용이 없습니다. 숫자 1을 하나 치든가, ㅇㅇ 같은 글자 두 개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아서 첨부만 열어 보라는 건데, 회사가 동아리도 아니고...
메일에 보낸 놈이 누구고, 본문은 뭐고, 끝맺음 인사말 해서 4줄 정도는 기본으로 넣는 게 예절인데, 뉘 집 자식인지 기본예절도 못 배우고 큰 년놈인가 싶어집니다.
지난달에 데리고 있던 가스나도 글더니, 이번 달 받은 놈도 똑같이 이 GR로 메일을 보내네요.
두 번째.
꾹 참고 첨부 열어서 멘토 의견 작성하고, 답장 메일을 곱게 형식을 갖춰서 보냅니다. 애새끼도 아니고 이런 기본적인 걸 가타부타 얘기 꺼내기도 싫고, 그다음 주에도 정신 못 차리고 계속 그렇게 보내오면 평가는 다 그어 버리면 되니까요.
그런데 그걸 출력해서 결재를 받으러 오는데, 결재자 3인의 서명란에 정작 지 서명도 안 하고 덜렁덜렁 들고 와서 결재해 달라고 서 있습니다.
어이가 없지만 니가 언제 정신 차리나 보자고 그냥 가운데 서명란에 서명해주고 돌려보냅니다.
취업이 힘들고 맘고생이 심한 세대인 것도 알고, 어렵사리 왔으니 열심히 직무 교육하고 최대한 많이 얻도록 해주자고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사회에 진출하기 힘들다고 얘기하기 전에 최소한 사회 생활하면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뭔지는 좀 생각하고들 나왔으면 좋겠더군요. 막말로 요즘 받는 신입들 기준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기본적인 것 집에서 아버지에게 코치 한 번 못 받고 나왔나 싶어지는 게 가정 교육까지 의심스러워질 지경이네요.
좋은 학교에 좋은 토익 성적 가지고 어렵게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했는데, 왜 이렇게 돈 안 들고, 너무나 쉬운 기본예절에 관한 건 천치 수준인지. 아 쓰다가 짜증 또 밀려오네요. 아무리 멘토와 멘티라지만, 이건 뭐 빤쓰 갈아입는 요령까지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아니라면, 제 기준으로 저 두 가지는 알려주고 말고 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단 말이죠.
일단 이번 달에 받은 녀석에 대해서는 누가 묻건 기본 소양 부족이라고 밖에 얘기 하고픈 생각이 안 듭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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