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들어와서 나가수 관련 글을 읽는 저는 뭔지...-_-;
일요일 바야흐로 신PD표 나가수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네요. 제작자가 자기 상품을 만들어 보겠다는데 시비걸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일개 소비자로서 전 그냥 스킵했습니다. 신PD표 나가수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다 개인 취향인 것입니다. 덕분에 1박2일 여배우 특집 재미있게 봤습니다. 담주 기대됩니다. 물론, 감동은 없습니다. 재미있는 예능은 아주아주 많지요. 요즘엔 더더 범위를 넓혀 문화적인 의미있는 작품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명작스캔들>같은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묵직했던 전기 나가수는 계속 가벼워만 가는 예능의 물결에 어쩌면 맞지 않는 프로그램인지도 모릅니다.
무모한 기획이었던 시즌1/2 나가수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던 것에 대해 작은 감사를 하고 싶네요. 작은 티비 앞에 앉아 두근거렸던 그 느낌. 화질 좋지 않은 'The song remains the same'을 보고 흥분했던 어릴 적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었을까요? 여튼 좋았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제가 두근거렸던 나가수 공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임재범 '너를 위해'
노래를 잘 부르던 그렇지 않던 이미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소절 나오자마자 울컥했구요.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내가 전성기 다 보내고, 누구를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전성기 시절에 임재범의 기행은 관심 있었던 분들은 아마 아실 겁니다. 그에게 이런 무대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겠죠. 그리고 여전히 노래 잘하네요. 수많은 스토리를 뒤로 한 그의 노래는 이젠 감탄의 대상이 아닌, 감동의 그것입니다.
2.이소라 '바람이 분다.'
개인적으로 여자 가수들의 명반, 이소라의 6집<눈썹달>, 김윤아의 2집<유리가면>, 임현정의 4집
, 손지연의 1집<실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봄날은 간다.OST>,이소정의 '사랑의 인사'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가 댓구되는...그 앨범을 최고로 꼽습니다. 이소라의 첫무대는...그래 여긴 예능의 새로운 장르이지만...깊어...깊은 슬픔을 노래할거야...저한테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No.1'도 좋고, '주먹이 운다'의 파격도 좋지만, 이소라의 매력은 저 온몸이 감성덩어리 같은 짙은 처연함 그것입니다.
3.윤도현밴드 'It burns'
나만 밴드닷! 헤비한 사운드를 대중과 같이 즐길 수 있게 하는 윤도현밴드의 능력은 역시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걸그룹 댄스 음악이상으로 락도 즐겁다는 것을 한 껏 보여주었지요.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즐겁습니다.
4.김연우 '여전히 아름다운지'
시즌2의 임재범/김연우는 너무도 대조적인 대가들이 한 무대에서는 것을 보는 재미있는 장이었습니다. 김연우다운 이 노래는 90년대(92학번) 그 때로 저를 되돌려 놓았습니다. 김광석이 너무 아픈 사랑을 노래하다가 스러져가기도 했지만, 어쩜 이때부터 쿨한 사랑들을 이야기했는지도 모릅니다. 핫하던 쿨하던 어떻게 표현하던...사랑은 먹먹하고 슬픈 것인지도...
5.김건모 'You are my lady'
천재의 진정성 있는 담백한 노래였습니다. 재도전 그 스캔들이, 이런 대단한 공연을 남기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난생 처음 김건모의 노래가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Thanks, 나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