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몸에 배어 있고 심지어 점점 진화하는 사람이 있죠.
어제 오후 거래처 분과 공원에서 사진을 찍는데
5월 햇살 아래 예쁜 꽃이 있기에
감상하며 찍어보던 중이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손녀인지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다가
제 옆에 멈춰 서서
"아, 꽃이 예쁘네. (아가 이름을 부르며) 꽃 좀 봐라~"
이러시더군요.
여기까지는 평범한 이야기...
그런데 갑자기 사진을 찍던 저에게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그런데 이게 무슨 꽃이래요?"
그 말을 듣고
알면 좋겠지만 몰라서 솔직하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저에게 이어지는 말
"꽃 이름도 모르면서 사진을 찍어요? (혀차는 소리 비슷하게 들리며...)
(이윽고 아이 이름을 부르며) 어서 가자~"
갑자기 어이가 없어지더군요.
뭐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참 씁쓸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진 함께 찍던 분과 얼굴을 마주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네요.
만약 제가 저 아주머니처럼 진정으로 궁금함이 있었다면
저도 물었겠지요.
그리고 저와 같은 대답을 들었다면
"아, 그러세요? 궁금하네요."
정도가 제가 할 수준의 이야기였을 겁니다.
굳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면박(?)을 줄 정도의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그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박해 보였죠.
평범하고 무난하게 진행할 대화를
참으로 듣고 말하는 사람 무안할 지경으로 이끌어가는 화법의 소유자가 있습니다.
가끔은 어쭙짢은 지식까지 동원하고나서
자신이 쿨 한 줄 아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죠.
아무튼, 같은 말을 해도 뭔가 귀에 아프게 꽂히고 거슬리는 것은
그리 좋은 능력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그런 인물과는 말을 섞지 않기에
나름대로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지켜보는 것이 짜증 나기는 하죠.
아주머니께서
부디 손녀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가르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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