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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바보 노무현에게 바치는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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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3 21:4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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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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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바보 노무현에게 바치는 시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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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두호 [가입일자 : 2006-08-21]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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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꽃
일생을 살아도 채우지 않고
곧게 곧게만 자랐습니다.
당신은 채우기보다
드러내 놓고 자랑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를 뻗어 고운 죽순들 만들어 놓았습니다.
죽순들 하늘로 솟기를 거부하고
꽉꽉 채우며 움켜지고만 있어
당신은 작은 바람에도 크게 휘청거리셨습니다.
하늘은 높기만 하여
솟아도 솟아도 끝없이 막막했습니다.
시기의 햇살과 바람들 내내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더 이상 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당신 어느 날
바위 아래서 출렁이다 꽃을 피웠습니다.
마지막 생의 가치 씨앗에게 주기 위해
눈물도 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 씨앗들 여기 남아
먼 길 떠나는 당신 곁에서
흐느끼며 통곡하며
온 강산을 뒤덮고 뒤덮었습니다.
꽉꽉 채우고만 살았던 죽순들 이제
몸을 풀어 비우고 있습니다.
당신 따라 꽃 피울 때까지
하늘로 하늘로 솟아가려 합니다.
솟으며 햇살과 바람과 맞서려 합니다.
아직까지도 웃고 있는
저 높지만 높지 않은 것들과
선연한 싸움을 하려 합니다.
처연한 대나무꽃
마지막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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