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 번 글을 올렸었는데, 김현식씨 라이브를 6명 정도만 들었던 것, 신촌블루스 라이브 20명 정도만 들었던 것, 그리고 임재범(정확하게는 시나위) 라이브 둘이서만 바로 앞에서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것도 모두 노려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지나다가 그렇게 된거였죠.
안사람과 데이트 중에 현재의 서울시 의회본관을 지나게 되었는데 마침 어떤 그룹이 공연을 한다고 표를 팔고 있더군요. 저는 프로그레시브에 빠져 있던 때라 그 그룹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안사람이 요즘 이 그룹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럼 영화대신에 이거보자"하면서 입장했죠.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후회했습니다. 이거 듣보잡 밴드였구나 하면서요.
2층은 4~50명의 소녀팬들이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는데, 1층은 저희 두 사람밖에 없었거든요. 오후와 저녁 공연이 있었는데 오후는 팬클럽 공연이어서 유료관객을 위한 1층에는 저희만 있었던 거죠.
보컬 빤히 쳐다보며 있기 무안해서, 사이드 스피커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죠 ㅡ.ㅡ
라이브 들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드럼이 울릴 때마다 온몸이 자동으로 흔들리면서 들어가기 전에 밥먹은게 모두 소화될 정도였습니다. 듣보잡(^^;) 공연에 돈 날리고 너무 시끄러워서 귀막고 들었으니 얼마나 후회가 되었겠습니까...
임재범씨에 대해서는 머리 길었다는 것과 '2층 제발 의자 위에 올라가지 마세요. 떨어지면 다칩니다'라고 계속 호소했던 기억만 납니다.
공연장이나 길거리에서의 이름없는 뮤지션 공연을 눈여겨 잘 봐두세요. 저처럼 나중에야 "그 사람이 김현식, 임재범, 신대철이었어?"라며 안타까워할 때가 올겁니다.
김현식씨 공연에서는 커피 먹으러 가자는 초대를 외면하고 그냥 왔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따라간 4명은 집까지 가서 커피 얻어먹었다고 하더군요.
p.s. 들국화가 초창기에 백화점 옥상에서 소규모 라이브 공연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걸 놓친 것은 많이 후회가 됩니다. 앵콜 곡에서 최성원씨(베이스)가 담배피다가 기타에 꽂고 그거 다 탈 때까지 독주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전인권씨 상태가 좋을 때(?)에 라이브 쫓아다닌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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