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관해 아무도 글 올리지 않았기에 처음으로 감상기 올려봅니다.

편하게 반말체로 쓰겠읍니다.



개인적으로 스릴러물을 무척 즐긴다.

음모를 둘러싼 인물들간의 치열한 두뇌게임과 거기에 수반되는

심리상태 그리고 벌어지는 막판 반전.

수많은 스릴러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명작이라 불리울만한 작품은 몇개나 될지 의문이다.

인물들이 펼치는 두뇌플레이 이상이나 고도화된 시나리오제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반전에 관한 필연적 논리가 정확해야만

'제대로 된 스릴러'탄생이 이루어지기 때문일것이다.

'유주얼서스펙트'와 '가면의 정사'이후 그만그만한 작품들의 홍수속에

너무나도 오랜만에 접해본 '제대로 된 스릴러'.

특히나 심리쪽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썬 더없이 기쁜 작품이었다.



'에드워드노튼'의 소름끼치는 명연기가 돋보인 '프라이멀피어'와는

전개방식 자체가 다르기에 동일 소재라는걸 제외한다면

두 작품사이엔 어떤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다.

차라리 플롯은 외려 '유주얼서스펙트'에 가깝지 않나 보여진다.

차이가 있다면 현재와 과거의 지그재그형적인 시간전개를 중심축으로하는

'유주얼서스펙트'와 달리 '아이덴티티'는 실시간적 전개에 그 흐름의 기반을 두지 않을까한다.



장면 1. 연결고리

각 인물들은 서로간에 일정 룰을 기본으로한 연결고리를 가진다.

벗어날 수 없는 인연임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던 자들.

그러한 죽음의 운명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쳤지만 결국 도착지점은

처음의 그 장소였다는건 애초에 이미 세팅되었다고 보여진다.



장면 2. 여관

각기 다른 개성의 인물들은 폭우와 홍수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하나의 중심에서 만나게 된다.

마을로 통하는 길과 외부와의 연락 모두 단절된 채 그렇게 그들은 폭우가 그치기만을 기다려야만 하는 운명이다.

여관이라는 중심체에 집결하여 비를 피할때 어느순간부터 지극히 계획적 살인이 벌어진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식으로 사건이 발생되지만 누구도 여관이라는 장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장면 3. 캐릭터

순진한 어린이부터 오만한 여배우까지 각기 다른 개성들이 모인다.

출생지와 생일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곤 서로간에 이어진 어떠한 연결고리는 없다.

그러한 인격들의 집합에서 벌어진 사건을 통해 자신들이 왜 죽어야만 하는지

등장인물과 관객들은 어떤 논리적 사유도 찾지 못한다.

다만 모든게 준비되어진 모임이며 의도적이다라는 사실만을 감지 할 뿐

이유없는 죽음은 계속된다.



장면 4. 종료

사건은 끝나고 살아남은 자만이 남은 인생을 잠잠히 즐길 수 있게 된다.

모든것이 평온하다.

같은 시각.

치열한 심리적 전투에서 승리를 얻고 이제는 평온히 살 수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중인격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결국 단 하나의 악성만이 남겨진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병명인 '다중인격증후군'

그러나 이런 증후군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 어느구석 무의식으로 자리한 또 다른 나.

영화를 보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죠.

나는 의도적으로 내 모습을 가지려 했던가

아니면 다른 모습을 가지려다 실패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는가.



인간의 심리에 관해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