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쉬는 날이라서 큰 딸한테 들렀습니다.
울산에서 애 둘을 키우느라 고생하고 있더군요.
집에 가보니 온 거실과 방에 메모를 붙혀두고,
실천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보입니다.
애들을 더 사랑하자..
몸에 좋은 음식들.한푼이라도 아껴쓰자..필요없는 스위치는 꺼자..등등.
못난 부모 밑에 태어나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는 것이 윤택하지 못해도 열심히 사는 모습에
안도감이 생기더군요.
돌아 오는 버스 안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만약 조그마한 변수라도 있었다면
나의 자식은 또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다른 생각의 세계에
살고 있겠지.
나도 우리 부모 에게서 어떤 변수가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겠지요?
물론 다른 자식이 태어났겠지만.(형제들 처럼)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그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 모든 존재하는 만물이 아주 신비스럽고 우연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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