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청소 아주머니들, 그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무실의 지저분한 쓰레기들부터 화장실까지 궂은 일은 청소 아주머니들이 다 해결하시니까요.
그 중에서도 지금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는 직장 생활 시작한 이래로 정말 사람을 놀래키십니다. 언젠가 자게에도 썼었지만, 사무실이 너무 삭막해 보인다고 직원들 책상 위에 각종 화초 화분을 이쁘게 올려 놓아 주시던 분입니다. 화초와 화분은 사무실 환경 미화 외에 다른 곳에서 일하시다가 생긴 것을 잘 정리해서 그렇게 하신 것이고요.
대충 들으니 사무실 환경 미화만 하시는 게 아니라 다른 곳 일도 병행하시는 듯 싶더군요. 저희 사무실 일 끝나면 다른 곳에 가셔서 또 일하시는 듯. 새벽에 출근하시느라 피곤하실텐데...
오늘은 출근을 하니까 책상 밑에 있어야 할 슬리퍼가 없는겁니다. 저만 없는 게 아니라 사무실에 백여명이 전부 슬리퍼가 없어져서 다들 슬리퍼 찾고 있었는데... 누군가 복도에 슬리퍼 있으니 자기꺼 가져다 신으라고 하더군요. 나가 보니까 슬리퍼가 복도 벽에 일렬로 쭉 서 있습니다. 잘 빨아서 말린 슬리퍼들이 거기 있더군요.
이런 일을 하실 분은 그 분 밖에. -_-;;;
좀 전에 복도에 청소 아주머니가 보이시길래 슬리퍼를 다 빨ㅤㅇㅏㅈ주신거냐고 여쭸더니, 잘 말랐냐고 하시더군요. 토요일에 빨아서 옥상에 주말 내내 널어두셨다고 합니다. 햇볕도 받아야 무좀균 같은거 살균된다고... 구수한 시골 아주머니를 연상시키는 아주머니 모습이 증말. ㅜ.ㅜ
이 건물 건물주 제가 보기엔 별로인데 걱정입니다. 저렇게 맡은 일 외에 사람들 배려해서 열심히 일하던 분이 건물주가 퇴직금 안 주려고 언제 해고할지 몰라서 항상 속으로 걱정합니다. 진심으로 사람들 대하는 아주머니 상처 받으실까봐요.
여러가지 일을 하신 듯 전에는 병원에서 간병인 일도 하셨다고, 옥상에서 담배 피다가 청소 아주머니에게 걸리면 잔소리 무진장 듣습니다. 폐암으로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가는 줄 아냐고 담배 끊으라고요.
어디 좀 안정적이고 좋은 처우의 환경 미화 자리 있으시면 우리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 좀 모셔가세요. 이런 분 어디 가도 못 찾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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