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옆에 사진 한잔이 붙어 있습니다.
어디 놀러 가서 도시락을 까먹는 제 모습을 찍은 겁니다.
전 항상 제 사진을 볼 때면
세상에서 제일 나약해 보이는 연민의 감정이 느껴 지더군요.
이 사진도 마찬가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요즘은 전과 좀 달라진 느낌을 받습니다.
아니 제가 느낍니다.제 사진을 보고는....
이 거대한 우주의 억겁의 무한 한 시간대에서
찰나적으로 나타나서 이 좁은 공간에 잠시 살다가 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
대단할 것도 없고,애처로울 것도 없는,우연히 "나"로서 존재하는 나...
담담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처럼 4월의 비라도 내릴라치면
더욱 더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나 자신이,
살아간다는 그 사실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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