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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된장녀를 만나려면 와인동호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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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7 18:2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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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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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된장녀를 만나려면 와인동호회로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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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재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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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지역에서 가장 큰 와인동호회의 회장직을 맡아본 경험이 있다. 퀄러티와인은 핵심그룹의 번개로 마시지만 정기적인 정모도 있다. 원래 사회성도 제로고, 사람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편인데 반강제로 맡게 되어 잼있는 관찰을 하게 된다. 사실 와인동호회뿐만 아니라 직장 등 주변 사람들도 크게 다를바 없다. 사람들에 대한 캐리커쳐가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들이야 모두 더 할 수 없이 좋은 분들이다.
우선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와인과 음식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는 것.
염병 프랑스에서 5-10년 있는다고 프랑스 음식 아는 것도 와인 아는 것도 아니다. 특히 학생으로 가면 학교/집 왕복운동, 학교식당 쓰레기 먹으면서 꼴아박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그 쓰레기가 한국 레스토랑 음식보다 나은 것도 현실이지만ㅋㅋ
파리를 제외한 프랑스 중소도시의 괘안은 레스토랑에서 학생은 고사하고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기적이다. 아니 동양인을 만나는게 기적이다. 동양인은 패스트후드점, 무국적 피자집, 카페테리아, 호텔식당에서 보게 된다. 암튼 그래도 사람들에게는 유학생의 한마디가 법이요 진리다. 심지어 동네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도 당신이 프랑스에서 온 것을 아는 순간 당신 말이 진리다. 왜? 한국이니까.
둘째, 회원은 여자가 압도적 주류라는 것. 그것도 상당히 괜찮은 여자들이 많다는 것. 여자는 음식자체보다 분위기나 뽀닥 즉 맥락정보에 엄청나게 약하다. 허접 브랜드 커피점의 로고, 커피잔, 테이크 아웃 용기 하나에도 신경쓰는 게 여자인데 와인은 상상을 초월한다. 당신이 와인 좀 아는 채 하면 작업의 절반은 끝이다. 여자가 똑똑하고, 이지적일수록 더 쉽다. 당신이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 얘기를 하며 누벨바그 영화라도 씨부린다면 여자는 거의 엑스타시에 빠진다. 왜 ? 한국이니까.
셋째, 와인용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자 오늘은 Saint Emilion의 "샤또 에흐미따쥐 드 마즈라 르줜"(Chateau Hermitage de Mazerat Lejeune)과 "오 트로까 라 그라스 뒤"(Haut Troquart la Grace Dieu)를 마셔볼까요 하면 쌩떼밀리옹까지는 그럭저럭 알아듣겠는 데 그 이후는 모두 절망에 빠진다.
최고급 호텔의 메뉴판은 세계 어디고 프랑스 음식으로 가득하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완죤 불어로 되어있다. 듣도보도 못한 음식에 발음은 졸라 생경하다. 메뉴판이 그러할진데 와인 리스트를 보면 암흑이다. 대충 알아보는 것은 까베르네 소비뇽, 삐노누와, 샤르도네 등 품종 정도이다. 발음하는 것도 쪽팔리고, 살펴보고 할 수 있는 것은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this one please”, “house wine 플리스”다. 당신이 박사 아니라 박사 할배라도 남들 쇼팽 음악 얘기하는 데 차핀이라고 하면 무식 종결이다. 한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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