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티즈를 탑니다.
마티즈...좋은 차입니다. 한번도 제가 사용하려는 용도에서....이 차가 제게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좋은 차들이 많이 있는 곳에 마티즈를 타고 갈 때, 마음 속에 부담감이나 부끄러움 같은 것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분명히....내 개인적인 목적과 용도로만 볼 때는...결코 부족함이 없는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빈곤에 대해 느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요?
물론 '절대적 빈곤'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을 것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집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까지 이 주제에 넣어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일상의 소시민적인 생활을 하는 우리들....입장에서 말이지요.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면 만족스럽습니다.
차....내가 가진 차는 괜찮습니다.
아이들 교육...학원 한 두개 보내는 정도...아이들도 공부도 잘하고...좋습니다.
집...우리 서너식구 사는데 2-30평 아파트...전세나 월세 정도 주어도...사는데 지장없고 좋습니다.
이것 때문에....절대적인 입장에서 훼방을 받거나 고통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비교가 되는 순간 없던 고통이 생깁니다.
차....내가 타는데는 불편이 없는데, 친구가 크라이슬러를 타고 나타나면 고통이 시작됩니다.
아이들 교육....옆집 아줌마가 120만원 주고 원어민 교사 유치원에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빠꾸가 돌면서 고통이 시작됩니다.
집....내가 사는 데는 지장없었는데, 어느날 만난 고등학교 동창이 부동산 좀 사모아서 100억대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60평짜리 아파트에 놀러갔다 온 집사람이 그 집 이야기를 하는 순간 한없이 초라해집니다.
빈곤....가난......
절대적인 것 빼면
다 마음먹기 달리지 않았습니까?
아무와도 비교하지 않으면, 사는 것이 행복할수도 있는데....늘 옆 사람이랑 비교하느라 없는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돈이 갖고 싶어도....정작 갖고 나면 통장 종이 위에 찍힌 숫자에 동그라미가 몇 개 늘어날 뿐이고 인생은 변함이 없는데,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을 위해 때로는 사람이 죽기도 하고, 자괴감에 몸부림치기도 합니다.
그냥....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살기 적당하다 생각하는 곳에서 멈춰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쥐어짜면서, 허위허위, 100억 자산을 가져도 또 다시 천억 자산을 가진 인간과의 비교에서 열등감을 느낄 것이 뻔한데도, 100억을 갖고 싶어하는 그 본능에 따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요?
저는 가끔 TV에서 귀농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귀농해서도 마트의 유혹, 전자제품의 유혹을 못벗어나 도회지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는 걸 말하는게 아니고....소위....별로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해하면서 사는 거 말하는 겁니다.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것이지요. 조금만 더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면, 세상 그런대로 살만하고, 먹고 살만하고, 괜찮을 수 있는데...너무 미친듯이 살고 있지 않은가 돌아봅니다.
제가 지금 기억하는 저와 아내의 가장 행복했던 추억은.....저희 집 형편이 가장 어려웠을 때, 1월 1일이 되었는데 그 해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서 힘들어 한숨을 쉬고 있던 저녁, 제가 잠깐 나가서 떡볶이랑 순대 사와서 새해파티를 하자고 했던 때입니다. 아내랑 아이들이랑 상에 둘러 앉아 먹으며 아내가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저희 집사람 강한 사람이어서 한번도 우는 걸 본적이 없는데, 그날 울더군요....행복하고 고맙다고 합디다.
사람사는 게....헛된 욕망과 비교로 인해 슬퍼지는 것을 제거하면, 살만합니다. 너무 휘둘리면서 사는 것...슬프고 힘듭니다. 세상에서 좀 더 여유로와지고, 조금 더 자신과 가정이 진정 가치로운 아름다움을 위해 살아갔으면....우리가 좀 더 넉넉해지지 않을까...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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