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에서 워크맨 기념작으로 출시한 D-e01 포터블 CDP입니다.
음질이 좋아서 제가 정점이라고 했을까요.
물론 음질도 굉장합니다.
에티모틱의 ER4XR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 음색의 진함(두터움과는 다른)이 두드러집니다.
스테이징이 넓지는 않지만 소리가 귀에 한 발짝 다가와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투명합니다.
공기감과 온도감이 소리결에 묻어나며 여운과 배음을 살려줍니다.
고역의 뻗힘이 좋고 메가 베이스 음장 효과를 염두해두어서인지 음장 미 적용시 다소 고역이 강조되어 들립니다.
누군가 이 시디피의 소리를 가지고 요즘 나오는 플레그쉽 휴대기기에서 들을 수 없는 나름의 소리라고 평을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 시디피를 정점으로 부른데에는 소니의 독자적인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멈춤 버튼을 누른 후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그 전에 들었던 곳에서 이어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이 들어간 거치형 시디 플레이어가 있는지 와싸다 게시판에 여쭈어 봤는데... 없더군요.
소니 포터블 기기에만 탑재된 기능입니다.
이 기능이 왜 중요하냐면...
10장 정도되는 클래식 음반을 이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노트북 메모장에 어디까지 들었는지 적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번거롭다 보니 귀찮아 지더라구요.
시디 8번을 듣는다 치면 8번 속지에 북클릿을 찡겨두고 이 시디피의 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끝납니다.
컴퓨터를 켜고 메모한 곳을 보고 그에 맞춰 시디 트랙 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뉘앙스의 차이가 하이엔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해요.
좋은 소리 들려주는 저가형 기기들도 있지만 대부분 불친절하죠. ㅎㅎ
소니는 이 기능 특허(?)를 풀어 다른 거치형 시디피에도 가능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좋은 기능이 사장되면 너무 아쉽잖아요.
요한나 마르치의 전집 음반으로 시디가 9장 입니다.
이어듣기로 한 번 완주하고 그 다음은 마음가는데로 듣고 있습니다.
마르치의 연주에 장중함을 잘 살려 듣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바이올린 소리가 그냥 나는구나 했지만 이제서야 디테일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의 뻗힘과 이음과 끊음에 이런 소리가 숨어있었구나 합니다.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들으면 톱니바퀴가 맞춰지듯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맛이 있네요.
감동입니다.
나중에 월급타면 이 시디피 전용으로 비싼 이어폰을 달려줄까도 했습니다만...
그냥 지금 사용하는 에티모틱 이어폰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큰 거 한 방으로 가려구요.
즐거운 음악 감상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