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남도에 와서 돌아 본 완도의
봄과 식물이 그리워
계획했던 여행이
데려가고 픈 막내동생의 아이들이 찢어지는 바람에
한 녀석의 손만 끌고
길을 바꾸어 강진으로 갔습니다
모란이 봉오리만 올라 오는 계절이지만
그것이 주는 서운함은 벌써 잊게 하는
이 남도의 산하가 고마운 하루입니다
모란을 보았을때는 미처 쳐다 보지 못하던 동백!
누군가 선운사의 동백을
강진의 그것과 비교하지 말라더니
영랑생가와 백련사의 동백은
절로 싯구를 만들어 냅니다
다산과 영랑 앞에서 말입니다 헤헤헤...
새끼를 밴듯한 고양이를 몇번 쓰다듬고
김밥으로 시장기를 달랜 후
강진의 끝 마량항으로 달리는 오래된 국도엔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벚꽃이 어우러지고
찬 바람을 지워내고 있는 해안 마을은
잠시라도 편히 쉬라고 잔디가 파래지네요
겨울이라 잊었던 도다리
그리고 아직은 자연만이 내어주는 감성돔과 보너스 우럭
매운탕도 없이도 배불리 회만 먹고
잘 꾸며진 넉넉한 인심의 미항에서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에
행복을 받고 또,
누군가를 위해 행복을 남기고 갑니다
가우도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바지락죽 먹으로
다시 한번 와야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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