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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가수 한사람을 꼽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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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31 17:4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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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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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가수 한사람을 꼽는다면...?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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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경 [가입일자 : 2007-0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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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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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성악가는 아주 많습니다.
애초 누가 가장 위대한 성악가를 뽑는다는것은 불가능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전설의 엔리코 카루소를 말할것이고 어떤이들은 지글리, 칼라스, 샬리아핀을 말할수도 있겠고 얼마전 타계한 파바로티나 분더리히를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습니다.
위의 이름들을 나열해보니 거의 테너인것을 보면 테너의 인기를 짐작할수 있습니다.
이들뿐 아니라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도 있으며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테발디, 서덜랜드, 도밍고, 카레라스, 모나코, 게다, 코렐리, 스키파, 빈트가센, 호터 등등.... 성악이란 인기만큼 훌륭한 가수들이 많아 선뜻 한명을 꼽기가 주저됩니다.
좀 추려야하는 상황이기에 모노 시대의 영웅들은 제외했습니다.
가장 위대한 성악가를 이야기할때 제일 먼저 등장하는것이 카루소이지만 제가 그의 진짜 소리를 들은바도 없고 들을수도 없고 지직거리는 모기만한 목소리의 음반을 걸고 단지 역사가들의 이야기나 들으면서 최고를 뽑는것은 우스꽝스럽습니다.
대중적인 인기는 물론 음악사적에서의 업적, 음악가로서의 자질등을 생각하며 제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성악가는 바로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입니다.
피셔 디스카우가 첫 미국공연을 카네게홀에서 가졌을때는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를 치르고 있을때였습니다.
아주 중요한 스포츠 경기에도 불구하고 카네기홀을 가득매운 청중들은 그의 겨울나그네에 큰 감명을 받게되고 다음날 언론들은 떠들어댑니다.
이시대 최고의 가곡가수, 가곡분야에서 가치는 오직 피셔 디스카우의 전과 후만이 있을뿐이다.
인류 역사상 이보다 잘하는 가수는 없었을것이고 미래에도 없을것이다. 온통 찬사가 지면을 장식합니다.
디스카우의 소리가 엄청난 성량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다른 성악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따라올수 없는 음악성과 음악사적 업적, 새로운 길을 개척한 진정한 창조자이며 오직 음악만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할수 있습니다.
노래 실력으로 파바로티나 칼라스를 뛰어넘을수는 없지만 그의 음악사적 업적에는 비교될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오페라 분야에만 두각을 나타내 높은 인기와 명예를 얻은것과 오페라는 물론 리트, 오라토리오등 모든 부분을 개척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업적은 음악사에 길이 남을것입니다.
일단 그가 부르지 않은 바리톤 노래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있다면 그가 미쳐 구하지 못한 악보일수밖에 없는만큼 레퍼토리의 규모는 엄청나고 이런 성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녹음하게 됩니다.
유명한 카라얀이 그로인해 음반량의 첫째가 될수 없음인지 무슨일이 있는것인지 사이가 않좋아 그라모폰의 간판들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연주한 녹음이 없습니다. 어쩌면 푸르트뱅글러와의 우정때문일까요?
독일인으로서 가장 먼저 이스라엘에서 연주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합니다.
수많은 나라들이 앞다투어 문화훈장을 수여합니다.
슈베르트를 비롯한 독일가곡의 전면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졌으며 대지휘자 푸르트뱅글러에게 말러의 진가를 깨우쳐 주었고 (디스카우의 말러를 들으면 그 처절한 슬픔과 광기에 몸을 추스리게 됩니다) 오페라에서도 새로운 해석들을 제시해 열렬한 지지나 그의 반대자들로부터 가수 취급을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신과 같이 군림하는 리트의 영역에 오페라까지 빼앗기는것을 원치 않은 사람들도(특히 성악가들 사이에서) 있는 모양입니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장점은 한없이 부드럽고 질리지않는 음색에 팔색조로 변하는 소리, 바리톤임을 믿을수 없게하는
넓은 음역, 완벽한 피아니시모를 구사하는 테크닉, 90%이상 누구나 알아들을수있는 정확한 발음,그 누구도 따라올수없는
깊이있는 철학적 음악성,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환상등 입니다.
그는 노래하는 케릭터에 따라 목소리가 변하며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편하게 장시간 음반을 계속 들을수 있으며 구사하는 기교를 들으면 어떻게 저런 테크닉이 가능할까 감탄하고 그의 연주를 실제 들으면 작곡자의 영혼과 노래 케릭터의 영혼이 실제 연주장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고 합니다.
그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마왕을 들으면 마왕이 실제 연주장에 나타나 관객의 귀에 속삭인다고 하더군요.
디스카우는 노래를 하지않습니다.
그는 노래의 형식을 빌어 말을하고 관객과 소통합니다.
그가 먼저 환상을 보고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는 괴테와 실러의 시를 가까이하고 읇으며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그의 인생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달리 매우 불행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와 철학에 집중한 그는 노래를 배우던 시절 2차대전으로 군대에 징집되어 이탈리아 전선에서 결국 미군의 포로로 붙잡혀 수용생활을 하게됩니다.
그기간중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와 고독의 경험은 그의 철학적 성품과 결합되어 후일 훌륭한 음악적 해석을 남기게 됩니다.
처음에는 바그너의 영웅적 테너를 꿈꾸었지만 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것을 깨달은후 정신적으로 방황도 했으며 결혼도 단순한 이혼의 경우가아닌 이유로 4번을 했으며 이런 불행했던 과가때문인지 방에 틀혀박혀 오직 음악연구만 해서 그림자라는 유쾌하지 못한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불행은 타인들의 입장에선 최고의 독일가곡, 특히 슈베르트의 음악세계를 관철하는 고독이라는 난제를 경험하는 행운을 받을수 있는것이겠죠.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디스카우의 노래는 너무 완벽해서 왠지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그의 음악관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그는 노래하는데 완벽을 추구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습때의 일이고 실전에선 모든것을 잊고 환상을 보며 마음이 시키는데로 따라하는 스타일 입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지금 즉흥적으로 자신이 느끼는것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며 설득시키려하죠.
그래서 가끔 감정이 지나치기도 하고 스스로 흥에 겨워 오버된 페이스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는 완벽주의자 이지만 음악적 기질이 완벽함을 거부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또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반주자 인간적인 제랄드 무어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그의 음악을 더욱 인간적이고 완벽하게 승화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은 대중적으로 유명한 테너나 소프라노 가수가 가장 위대한 가수라고 생각하시나요?(사실 피셔 디스카우도 상당한
인기있는 가수이지만요.)
하지만 그 어떤 노래를 잘부르는 가수라 할지라도 피셔 디스카우의 위대한 음악사적인 업적과 음악가로서의 자질을 따라올수는
없을것입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이 세인들에게 자신은 진정한 음악가로 기억되는 것이지만 그의 소원은 벌써 다 이룬 셈이지요.
나이 80이 넘은 그의 모습은 요즘 건강이 안좋을때도 많고 등도 심하게 구부러져 있습니다.
사람을 압도하는 큰키의 위대하던 가수도 세월의 힘에는 곧 사라질 운명처럼 보이는군요.
진정 그의 바램대로 인류가 존재하는한 진정한 음악가로 기억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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