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인켈 AK650 앰프 사진을 보며 우와, 우와 하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당시 거금 15만원을 주고 650앰프와 튜너를 사왔죠. 
 그것도 앰프와 튜너를 버스를 타고 옮겼습니다. 
 집에서 연결해보니 도저히 사용 못할 고장품이었습니다. 
 그래도 반품을 못하고 전전긍긍 사용했습니다. 

 그 청년이 사회에 나왔습니다. 
 사회 초년생.
 좋은 앰프라는 말에 어떻게 덜컥 인켈 AD-972 앰프를 구했습니다. 
 그것도 고장품이었습니다. 
 청년은 인터넷을 검색해 경기도 일산 인켈 AS센터를 알아냅니다. 
 972 앰프를 수리해서 잘 사용했습니다. 
 피로에 찌들어 지쳐 잠들 때 AD972 앰프로 컴퓨터로 클래식 라디오를 틀어놓았습니다. 
 

 
 
어머니 맞고 용도로 또 음악 듣고 영화 보는 용도로 잘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고장나기 시작했고 청년은 빈티지 오디오에 환멸을 느끼며 이 앰프를 구석에 먼지만 쌓게 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 고장나기 시작하는 기계들에 지쳐있다가 멋진 라디오를 보게되었습니다. 
이 라디오를 구입하고 청년은 오디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그즈음 나오는 앰프를 새것으로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가격... 그동안 들어오던 오디오 소리에 비해 너무 조악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적응하며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습니다. 
고장난 채로 박스에 봉인되어있던 이 앰프에 눈이 가더군요. 
이 앰프를 고장난 채로 가지고 있다니까 다들 그거 꼭 수리하고 오버홀 해서 들어봐라... 말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경기도 일산에 빈티지 앰프, 튜너의 도사이신 다음 까페 '주크박스' 주인장분이 계셨습니다. 
상태도 많이 안 좋고 또 사용하는 앰프도 있고 돈은 없고...
그렇게 또 몇 년이 흘렀습니다. 

중국산 진공관 앰프로 음악 듣다가... 힘이 없는 소리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자연스레 AD972 앰프에 눈이 가더라구요. 
이제는 차로 이동할 수 있겠다... 그래, 고쳐보자...
'주크박스' 주인장분에게 수리를 요청합니다.
몇 번 고사하셨다가 이번에 앰프를 받아주셨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돌아온 답변은 수리불가...
너무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시 부탁드렸죠.
다행히도 결국 수리를 받았습니다. 

예전에 호감을 가졌던 여성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셋팅하고 라디오 튜너를 연결해 음악듣는 지금...
스피커도 옛날 거라서 사회 초년생 때의 소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요즘 스피커를 붙여주고 싶지만... 그건 후일로 미루어야 할 거 같습니다. 
당분간 또 고장날 때까지 잘 써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