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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김준엽 전 고대총장 이야기가 나와서요...
그가 19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 당선자와 궁정동 안가에서 국무총리직 제안을 놓고 만나게 됩니다. 이때 김준엽 선생이 노태우 앞에서 했던 말이 일기장에 정리되었는데 그 부분을 알려주는 글이 있습니다.
첫째, 난 그동안 노태우 당신을 두 번 만난 일은 있지만 잘 모른다. 덮어놓고 중책을 맡겠다는 풍토는 고쳐져야 한다.
둘째, 난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게 되는 전두환에게 총리로서 내 머리가 100개 있어도 고개를 숙일 수 없다. 이건 내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내가 전씨 앞에서 굽실거리는 모양을 TV를 통해 보는 국민들, 특히 젊은 층들은 실망할 것이다.
셋째, 난 지난 대선 때 야당 후보자를 찍었다. 도저히 당신에게 굽힐 수 없다.
넷째, 난 교육자다. 이 나라 민주주의를 외치다 투옥된 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감옥에 있다. 제자가 감옥에 있는데, 스승이라는 자가 어떻게 그 정부의 총리가 되느냐.
김준엽의 다섯째 총리 고사론이다. 권세라면 숨도 안 쉬고 들어가는 ‘폴리 대학총장’들, 제발 들어야 한다! 길지만 인용하겠다.
“지식인들이 벼슬이라면 굽실 굽실하는 풍토를 고쳐야 한다. 족보에 남기 위해 덮어놓고 벼슬자리에 앉는 그런 풍조는 시정해야 한다. 좀 건방진 말이긴 하나, 나 하나만이라도 그렇지 않다는 증명을 보여줘야겠다.”
출처 : ‘지성의 절개’, 문화일보, 윤창중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