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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 빚 떠넘기고 법정관리 간 LIG건설
'자본금 4억원짜리 회사가 3000억원짜리 기업을 샀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까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논란을 야기한 LIG건설이 이번엔 대주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LIG그룹 대주주들이 대규모 레버리지(차입)로 건영과 한보건설을 차례로 인수한 뒤 LIG건설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LIG건설 인수 이후에도 주로 금융권 대출로 사업을 영위하다 지난 21일 부도를 냈던 만큼 채권 금융사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긴 재벌 오너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LIG건설과 증권가 등에 따르면 현재 LIG건설 최대주주는 TAS(지분율 89.5%)다. TAS는 원래 손해사정서비스와 콜센터 대행 업체로 설립됐으나 LIG건설 인수 이후 사업 부문을 떼어내고 LIG건설 지주회사 구실을 해왔다. 이 회사는 LIG그룹 오너 형제들이 대주주로 돼 있다. 발행주식 수는 8만주고 액면가는 5000원이다. 총 자본금이 4억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회사가 덩치가 800배나 큰 LIG건설을 인수했다.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TAS는 2008년과 2009년 잇달아 건영과 한보건설을 인수한다. 건영 인수금액은 2870억원, 한보건설은 302억원이었다.
LIG그룹 대주주들은 건영과 한보건설 인수를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선다. 우리은행에서 1820억원을 차입했고 넥스젠캐피탈에서 1246억원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LIG건설 주식 등이 담보로 제공됐다.
LIG그룹 계열사에서 동원한 돈은 100억원 정도였다. LIG 대주주는 건영과 한보건설을 합병시켜 LIG건설을 탄생시켰다. LIG건설은 출범 이후에도 주로 금융권 대출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에서 총 1000억원가량 신용대출을 받았고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 8766억원 규모 PF대출을 일으켰다. 대출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PF대출을 받으면서 LIG건설이 담보로 제공한 담보력이 매우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신용대출과 PF대출을 해준 금융회사 피해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IG건설이 일단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므로 대주주가 부담해야 할 금전적 책임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 대주주들이 LIG건설에 출자한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지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LIG건설과 계열관계가 없는 LIG그룹도 부담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이 때문인지 부실경영 책임과 막대한 부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LIG그룹 대주주가 의도적으로 법정관리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그룹 오너 형제들이 보유한 TAS 주식 지분율은 57.24%(나머지는 기타 개인)고, TAS는 LIG건설 최대주주다.
LIG건설은 채권단과 일절 협의도 없이 법정관리 신청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 채권액은 우리은행이 가장 많고 PF 등을 합치면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IG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으로서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워크아웃 등을 검토했으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최근 효성의 진흥기업 사태에 이어 LIG건설의 법정관리행 소식이 전해지자 대기업 그룹사들의 건설사 꼬리자르기 행태에 대해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에는 모기업을 믿고 대출해 달라고 이야기한 후 나중에는 딴소리를 한다"며 "금융회사들이 약이 잔뜩 올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모그룹을 믿고 유동성을 지원했던 채권단 행동방식이 이번 사건 등을 계기로 완전히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IG건설 기업어음(CP)을 팔았던 증권사 창구엔 이날도 CP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투자자 항의가 빗발쳤다. 사태가 확산되자 우리투자증권은 부도 직전 CP를 발행한 LIG건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LIG건설 관계자는 "만기 도래한 CP를 상환하기 위해 다시 CP를 발행했던 것"이라며 "이는 기업들이 CP를 운용하는 지극히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남기현 기자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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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대출이 가능한지 신기합니다...
4억짜리 회사가 대규모 차입으로 2870억 짜리 회사를 인수하다니...
은행들은 문제 없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