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남의 재난은 자신에게는 오락거리 이상이 아닐때가 많습니다.

특히 언론의 탈을 쓴 방송사들이 마치 스포츠 중계 다루듯이

뭔가 더 큰 껀수가 없는지만을 찾아서 자극적인 보도를 해대는 덕분에

저도 그 이상의 생각을 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고백하면 그랬습니다.



몇명이나 죽을까

피해 신기록을 깰까.

다음엔 뭐가 나올까

피해자들 에피소드는 얼마나 감동적인지..



지난 재난방송들에, 특히 해외 재난에는 그랬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요.

그래서 사건을 겪고 난 후의 교훈들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라든지, 에너지 위기라든지, 북극의 눈물이며, 어디 어디의 눈물이

한낱 재미거리 이상은 아니었더랬습니다. 당장 제게 손해보는 것이 없으니까요.

지난 겨울 그 혹한을 격고 크고작은 피해를 입으면서도 그랬거든요.



이번 일본 재난에도 솔직히 그랬죠.

어 터지는구나. 일본은 준비가 잘됐다는데, 한신대지진하고 비교하면 어떨까.

등등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건 아니더군요. 지옥도 같은 상황이며,

특히 꺼지지 않는 원자로를 보면서 끔찍하다는 느낌이



진정으로 들었습니다.

진정으로 끔찍하더군요.



여전히 우리가, 내가 일본인들을 도울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대신 내가 입으로, 머리로만 하던 것들을 실천해야겠다는 절박함은 생기더군요.

그 중 하나,

더이상 핵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

그것을 없애는 방법이야 여러가지겠지만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실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들더군요.



당장 전기를 껐습니다. 컴퓨터도 일없이 켜두지 않고

조명도 줄이고, 꽃샘추위라면 옷을 하나 더입기로 했습니다.

전기 모잘라서 원전 짓겠다는 논리를 조금이라도 꺾으려면 말이죠.



생각이 아니라 어떤 절박함이라고 해야할거 같습니다.

작심3일이 안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