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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일제, 지진, 삥땅, 불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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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5 01:4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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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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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일제, 지진, 삥땅, 불고기...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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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 [가입일자 : 2007-06-11]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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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는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외고조부가 나라가 망하는데, 부귀 영화는 누려서 뭐하고 공부는 해서 뭐하냐며
아들들에게 독립운동을 시키셨다고 합니다.
외증조부는 고문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이후 친일파의 득세 속에 외할아버님은 빨치산이 되셨습니다.
속 좁은 한국 정부는 외증조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외할아버님이 돌아기시기 직전 여러가지 노력(이라쓰고 수모라 읽습니다. 좌익에게는 독립 유공 따위 인정 안됩니다.) 끝에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으십니다.
그 혜택의 일부를 지금 어머님이 받고 계십니다.
원래는 외할머님이 받으셔야하는데 병맛나는 조국의 법때문에 어머님이 받아 외할머님께 드리고 계십니다.
이번 3.1절에는 적당한 금액의 금일봉이 나왔고 어머님은 그 돈을 삥땅치셨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부모님 돈 삥땅치는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어머님이 삥땅치신 금일봉은 4대를 건너뛴 3살박이 아이의 용돈이 됐습니다.
(라고 쓰지만, 그 어머님이 그러셨던 것 처럼 그 돈은 아들과 며느리가 전부 착복했습니다.)
외증조부의 일은 그분의 아들의 딸의 아들의 딸까지, 무려 4대를 건너 뛰어도 여전히 현실입니다.
외증조부가 받으셨을 고통과, 그리고 그 이후 외할아버님과 외할머님이 헤쳐 나오셔야 했던 시간의 고통스러움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도 일본은 용서가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외증조부의 죽음에 대해, 일본은 어떤 사과도 유감도 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보상 따위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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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소방서에 근무하는 후밴데, 내일 새벽에 급히 일본 구호팀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후배 아내는 일본사람입니다.
후배는 한국말도 못 하는 아내 좀 부탁한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당연히, 후배의 아내는 최대한 열심히 보살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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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국가가 동일한 존재는 아니지만
"짠한" 일본인들에 대한 감정과 "괘씸한"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아무래도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 좁아터진 속알머리에 일본 돕기 모금을 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대신 후배 와이프에게 따뜻한 저녁은 언제건 해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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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정대협 할머님들 쉼터에 불고기라도 좀 해 드려야 겠습니다.
얼마전 그곳 게시판에서 몇해 전 해다드린 불고기 맛나게 드셨다는 글을 보니
괜히 기분 좋아져서 다시 한 번 해다 드려야 할 것 같은 맘이 드네요.
그 때 방문하고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몇 년째 가보지 못했습니다.
저와는 비교도 안되는 경험을 품고도
"짠한" 마음을 가지시는 그분들의 너른 맘을 한자락이라도 배워와야겠습니다.
저 같은 밴댕이과에게 용서 따위는 어차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너른 맘을 보고 감동하겠지만
사람 본바탕 어디 가는 것 아니니 걍 밴댕이 속알딱지로 뒤끝 작렬하며 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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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면 어른이 될거라고 했는데, 뻥 같습니다.
애가 좀 더 크면 어른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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