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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의 세계 - 마이어 오디오 코다 헤드폰 앰프
AV갤러리 > 상세보기 | 2020-07-04 21:01:00
추천수 0
조회수   2,003

제목

헤드폰의 세계 - 마이어 오디오 코다 헤드폰 앰프

글쓴이

김일영 [가입일자 : 2003-09-26]
내용
사진으로만 보던 코다 헤드폰 앰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착한 가격에 정성이 담긴 택배를 보내주신 와싸다 회원이신  김선생님께 다시 감사 올립니다. ㅎ

마이어오디오의 코다 앰프를 말하려면 저의 경험으로는 2000년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이어씨는 독일에서 의사 선생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이어 씨가 인터넷에 공개한 포터블 헤드폰 앰프 설계도는 소형 음향기기 세계에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요즘같은 휴대용 헤드폰 앰프가 2000년 초에도 있었습니다. 
단지 사각 건전지를 사용했지요.

이 설계도를 보고 많은 자작이 있었고 누군가는 저같은 기기 문외인을 위해 제작 판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레모나 플라스틱 통에 마이어 기판을 넣어 한...십만원 정도에 팔았던 거 같습니다. 
남대문에서 카메라 판매를 하던 분이 제작해 공구를 했던 거 같은데...
원가 생각하면 많이 남는 장사였겠죠. 
그분이 헤드폰 커뮤니티에서 으시대다가 컴퓨터 시디롬 음질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줄까? 광출력 단자와 메인보드를 연결해라. 이 무식쟁이들아... 라는 식의 글을 올려 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공구하다가 돈 먹고 튄 것으로 기억되는데 저의 믿을 수 없는 가물가물한 기억이라... 그리 신빙성이 없습니다. 

또한 마이어씨는 "크로스 피드"라는 기능의 용어도 만들어 냈습니다. 
헤드폰의 귀에 딱 붙는 2채널 소리를 스피커로 듣는 듯 바꿔주는 기능인데 이 기능과 용어는 그후에 만들어진 헤드폰 앰프들에 대부분 탑재되는 기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마이어 앰프를 접할 기회가 몇 번 있기는 했지만 문제는 돈, 시간, 노력... ㅠㅜ
그렇게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잊혀져가는 앰프를 마흔의 나이에 소유하게 됩니다. 
오늘은 새벽 일이 있어 직장에 나갔다가 오후에 기쁜 마음으로 들어와 박스를 풀었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는데 코다 앰프 생각에 신바람이 나더라구요.






양도해주신 김선생님께서 헤드폰 케이스에 앰프를 넣어 보내주셨습니다. 
드디어 공개합니다. 
마이어 오디오의 아리아 헤드폰 앰프입니다.
마이어씨는 시대별로 한 라인업을 짜서 앰프를 만듭니다.  
이 제품 라인업은 아리아 - 오페라 - 심포니로 이어집니다. 
아리아 앰프는 막내 격으로 필요한 기능만 딱 있고 심플합니다. 
전면부에 전원 스위치, 헤드폰 출력, 크로스피드, 볼륨, 소스 셀렉터가 있습니다. 
후면부에는 RCA 입력, USB 입력, 전원 입력이 있습니다.




코다 오페라 앰프




코다 심포니 앰프










헤드폰도 같이 구입했는데요.
AKG의 Q701 헤드폰 입니다. 
포칼 엘레지아에 그라도 SR80 그리고 저의 메인 헤드폰인 "디오니소스"...
나이가 드니 헤드폰이 늘어났습니다.
이제 헤드폰 매니아로서의 면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Q701헤드폰은 인기가 없는데요.
소리는 처음에는 놀라웠지만 중급 기기 정도로 들었습니다. 
패드가 많이 찌뿌려져서 교환해야 할 듯 합니다. 
탱탱한 패드로요. 
만듦새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과거 K501(?) 시리즈로 가격대비 능력을 보여주었던 시절이 아쉽네요.




셋팅을 하고 들어봤습니다.
헤드룸 맥스 앰프 자리에서 체르노프 레퍼런스, 파워텍의 블랙홀 파워케이블, Zu오디오의 뫼비우스 케이블을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경험삼아 한 번 들어보고 나중에 사용하려고 했는데요.
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랬습니다. 

가격대비 몇 배를 호가하는 헤드룸 맥스 헤드폰 앰프와 성향이 다를 뿐 대동소이한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1. 소리가 유려합니다.
크로스피드 기능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쿠스틱한 소리에 투명한 공간감이 잘 어우러집니다.
2. 반향과 배음이 짙습니다.
음이 딱딱 끊어지는 것이 아닌 죽 이어지는 듯 합니다. 
3. 소리결이 고음 쪽으로 화려합니다. 
고역대로 튜닝이 된 듯 합니다. 
저역의 투명함과 고역의 화려함이 어우려져 풍미라고 할까요?
요리에서 불맛을 느끼듯 피아노 소리에 장중함이 묻어나옵니다. 
연주자가 건반을 누를 때 누른 결과물이 아닌 누르는 과정이 소리로 고스라니 전해집니다. 
4. 맥스 앰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앨범 자체의 화이트 노이즈도 들리기도 합니다.

맥스 앰프와는 다른 대단한 소리에 메인으로 사용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앰프를 메인으로 오디오 장식장의 위치를 변경해볼까...
앰프 뒷면을 건들 필요가 없으니 장식장의 선반들을 한 칸 올려 세 칸으로 만들어서 시디들을 진열해 볼까...
음악을 듣는 내내 고심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훌쩍 사라지더군요.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들었던 음악 앨범들을 전혀 믹싱이 다른 음반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구동력 또한 좋아서 몇 몇 부분에서는 헤드폰 유닛이 떨리는 기분까지 전해주었습니다.
다만 소리의 배음 때문에 빠른 템포에서 다음 소리가 살짝 묻히는 부분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함부로 바꿀 일이 아니다. 
나의 음악 감상의 방향이 틀어진다.
그런 생각에 코다 앰프를 다시 포장해 놓고 원래대로 맥스 앰프로 셋팅했습니다.

맥스 앰프로도 음악 감상을 했는데요.
코다 앰프와는 전혀 방향이 다른 소리를 듣다가 듣다보니 이 앰프의 장점을 알게되었습니다.
헤드룸 맥스 앰프의 소리였습니다.
일단 소리결이 어둡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고운 여과지를 통과한 듯... 
어두운 실키함.
파스텔 톤의 하늘과 구름을 보는 기분이랄까?!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나는 풀벌레를 잡으려고 숲 속에서 살금살금 움직였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풀벌레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 어린 시절 이 때에 추억이 묻어나는 바람 소리. 그 바람 소리를 이 앰프는 재현하고 있었다. 투명함과 공간감이 겹쳐 마음 깊은 곳까지 시원한 바람 소리.(...)
여기까지 하렵니다. 
맥스 앰프의 어둡고 담백한 소리결 또한 일품입니다.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알아맞출 수 있느냐.
자신은 없네요.
 



젊은 시절의 궁금함과 동경이 지금에서야 채워졌습니다. 
이도 뜻한 바 없이 갑작스럽네요. 
일단은 코다 앰프를 박싱해 놓았는데 어떻게 셋팅할 지는 앞으로 지내면서 천천히 구상해 보겠습니다. 
코다 아리아 앰프 소리에 놀란 추례한 중년의 모습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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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냥 끝내면 아쉽죠용~
코다 아리아 앰프의 속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인터넷 최초 공개인듯 해요. 







전원부와 USB DAC부분이 보입니다 
볼륨은 알프스를 썼네요. 
기판 상하를 다 사용하는 마이어씨의 방식으로 볼 때 소리를 담당하는 칩들은(작은 칩셋들로 소리 제어를 하시더군요.) 기판 하단부에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필요한 부분만이 담긴 정수를 이 앰프는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른 상급기보다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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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2020-07-06 10:59:17
답글

일영님의 얼굴 모습은 처음 봅니다. .
만족하신다니 저로서도 기쁩니다.
잘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일영 2020-07-06 12:44:08

    거실에서 노트북에 USB 연결해서 클래식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들어도 소리 정말 좋네요.
출근하기 싫어집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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