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레한 저녁에 길을 가다가 무슨 또아리를 발견하곤
소스라쳐 놀라서 멈칫 걸음을 멈춥니다.
자세히 보니 뱀이 아니라 새끼줄입니다.
그제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의 긴 숨을 쉽니다.
돌아 오는 길에 그 또아리를 다시 보지만
이젠 놀라지 않습니다.
뱀이 아니라 새끼줄인 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동안 시간이 흐르거나
무슨 번잡한 일로 정신을 딴 곳으로 뺐겼다가 돌아 온 경우라면
다시 그 또아리를 보고 뱀이라고 순간적으로 놀랄지도 모릅니다.
물론 새끼줄이라는 걸 금방 기억해 내겠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도 새끼줄인데도 뱀으로 생각하고
긴장하고 무서워하거나 싫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두려움,시기,탐욕.환상,........
새끼 줄인 줄도 모르고 평생 뱀으로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기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번도 모르고 사는.....
또한 뱀으로 보였다가 새끼 줄로도 보였다가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뱀으로 또는 새끼 줄로 자유자재로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우리네 삶도 환상으로도 볼 줄 알아서 자유 자재로 즐기고,
새끼 줄임을 잊지 않아서 중심이 흐트러 지지도 않고...
그런 경지가 참으로 부럽습니다.
...별 걸 다 부러워 하는 일인........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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