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음악 감상을 취미로 내세우는 이가 오디오 기기의 굴레에 빠진다면 그 또한 순수하지 못하다.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서 여기까지 왔다. 하늘로 가는 길이 멀다 하여도 오디오만큼 멀지 않을 수 있겠다.
별 생각도 없이 아톨과 마주하였다. 소리 보다는 먼저 슬림해서 소박하니 단순한 외관을 보니 관심이 생겼다. DAC 기능이 없는 모델도 있다고 하여 앰프 뒤쪽의 단자를 살펴 보았다. 후면 단자 중 디지털 계통이 빠진 것이 맞겠다 싶다. DAC 의 오디오적 기능이나 의미를 잘 알고 있으니 나의 경우에 빠진 모델이 더 와 닿는다.
좀 전까지 마란츠 PM-10을 청취하다가 아톨을 들어보니 둘 다 같은 톨보이 스피커에 물렸는데 소리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아서 나중에 아톨 인티앰프에 대한 스펙을 확인했다.
수 많은 앰프 브랜드 중에 마란츠를 선택하면 정말 잘한 것이다. 마란츠의 모델No 11을 현재 사용하지만 자칫 큰 돈을 쓰면서도 실수하지 않도록 모델No 10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안전하게 가자는 의미다. 그러고 보니 모델명 루비나 모델No 14를 뛰어 넘은 시스템인데 고작 11에서 10으로 가자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용돈을 어느 세월에 모아 살까하니 기약없는 바램이다.
중급앰프의 범주야 무척이나 넓지만 감성에 기대어 소유할 만한 앰프란 바로 스스로를 닮은 것이지 않을까 한다. 110V를 사용하는 중고 모노블럭의 좋은점과 불편함이 공존하는데 편리하면서 앰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이 내가 바라던 것이다.
채널별 전원부의 독립성과 비슷한 수준의 출력과 댐핑능력을 지니며 모노블럭을 대체할 앰프가 필요했는데 마침 아톨이 안팎으로 좌우 대칭형이며 내가 찾던 순수형에 가까웠다.
아톨 인티앰프 IN200 시그니처는 스피커 단자가 싱글 방식이다. 더블 보다는, 또한 트레블과 베이스 조절이 없다. 다이렉트 모드 보다는, 포노단자가 없다. 여러 기능 보다는, 이렇듯 앰프 본연의 순수함 만을 남긴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