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개가 두 마리 있다.
말치스의 특징을 갖추고 있으되, 커 갈수록 곳곳에서 드러나는 잡종견의 흔적을
지울 수 없었다. 한 마디로 똥개의 피가 섞였다는 뜻이다. 애초에 족보를 확인
하고 데려온 것은 아니니, 그다지 실망스러운 일은 아니었으되, 이 녀석들의 모견
혹은 조모견들이 이리저리 눈 맞은 잡종견의 지분거림에 넘어가 흘레를 붙어먹은
결과라 하겠다.
아무튼, 둘 중에 나이가 더 먹은 녀석은 수컷이로되 수컷이라 부르기 민망한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다. 6년전 쯤에 중성화 수술을 치러 있어야 할 자리에 '소중한
씨주머니'를 잃어버린 때문이다. 문제는, 그깟 씨주머니 하나 없애버린 결과가 정작
더 중요한 부분의 결핍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잡종의 피가 섞였으되, 놈은 멋진 몸매를 하고 있다. 균형진 두상과 뾰족하게 선
양쪽 귀, 딱 벌어진 가슴에 날씬한 체형미를 볼 때마다 나는 혀를 차곤 한다.
저 녀석이 족보를 갖춘 순종으로 태어났더라면 씨내리로 무척 인기를 얻었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녀석의 이런 당당한 겉모습은 빛 좋은 개살구 꼴이다.
아마도 자신의 소중한 씨주머니가 제거된 탓도 있겠지만, 그와 함께 수컷으로서의
당당함조차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자신보다 훨씬 체구도 작고, 나이도 어리며,
뒤늦게 입양된 암놈 앞에서 도무지 기를 펴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다.
그렇게도 좋아하는 먹이 앞에서도, 틈만 나면 파고드는 주인의 품에도, 심지어
잠자리를 찾아드는 일에서 조차도 암놈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일이 되었다.
둘 사이에 이미 서열이 완전히 정해져버렸는지 암놈을 밀어내고 대신 품에 안으려
불러도 완강하게 거부하는 눈치다. 발정기에 들어선 암컷이 간혹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로 코를 들이대기라도 할라치면 화들짝 도망쳐 버리는 이놈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남성을 상실한 수컷의 비애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 성깔의 가락은 남아있는지 어쩌다 한 번씩 외출이라도 나서서 뭔가
배알이 꼴리는 개라도 마주치면 상당한 공격성을 보인다. 목줄을 풀어버릴듯 마구
덤벼들면서 으르릉거리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막상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슬그머니 눈을 피해버리고 딴청을 하는 것이다. 이쪽 주인도, 그쪽 주인도 그냥
피식 웃어버리고 만다. 이래저래 사내망신을 시키고 다니는 것이다.
이 녀석이 집안의 암컷 앞에서 보이는 비굴함은 잘난 '씨주머니'의 부재 탓인가
미안해 하면서도 바깥에서 보이곤 하는 허장성세마저 그 흔해빠진 '씨주머니'의
부재로 엮어버리기 힘든 알쏭달쏭함을 던져준다. 그 녀석의 허장성세는 괜한
자격지심인가, 아니면 내부적으로 억눌린 좌절감의 발작적 표출인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어쨌건, 달랑거리는 불알 두 쪽만이 남자 자격의 전부는 아니다. 사내다운
당당함, 담대한 투쟁심, 뭐 이런 것이 아쉬운 것이다. 실상, 한낱 미물인
개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더 큰 문제다. 정말이지 제대로 된 멋진 '숫컷'을
보기가 힘든 요즘 세상이다. 제대로 된 숫컷은 커녕, 눈에 들어오느니 지독한
임포텐스에 시달리는 반푼짜리 숫놈들 뿐이다.
그나마, 개 짐승은 무척 쿨하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가린다. 그러나,
이런 반편짜리 '숫컷 인간'들은 똥오줌을 못가리는 점에서 개보다도 못한 존재들
이다. 고작 한 가닥 남은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억눌리고 좌절된 욕구불만이
빚어내는 병적인 발작 탓인지는 모르겠으되, 짐짓 사내연한 성깔을 보이고자
허장성세를 엉뚱한 쪽으로 펼쳐보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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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씨, 당신 행태에 대해서는 막말조차도 아까워 매번 넘겨버리고 말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고를 보냅니다.
더이상 당신의 혐오스런 댓글질 행태 따위는 보고싶지 않으니 욕을 하고 싶으면
레퍼토리를 바꾸시오. 스스로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으로 아는데, 자기 자식이나
잘 보살피시고, 혹시라도 꼴에 사내자식이랍시고 시덥지 않게 남의 딸에 눈알이
돌아가서 그런거라면 찬물 마시고 와이프한테나 제대로 해주기 바랍니다.
P.S.
하는 짓거리로 보자하니, 왜소한 수컷의 흔적을 드러낼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작
초등학교 여자 아이들 앞에서 바바리 자락을 열어대는 싸이코패스로 밖에는 안보인다.
같은 숫놈으로서 비루한 수컷들의 일그러진 뒷모습을 보는 것만치 혐오스럽고도,
서글픈 일은 없다. 개나 사람이나 제대로 된 종자를 얻으려면 흘레 관리는 제대로
해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