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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황당한 추억하나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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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3 10:1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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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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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황당한 추억하나 올립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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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룡 [가입일자 : 2007-07-20]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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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방학만 되면 외갓집에 가서 한달여를 지내곤 했습니다.
목포에서도 한 두어시간을 통통거리는 엔진이 달린 목선을 타고서
집어삼킬듯한(?) 거친 파도를 뚫고 가야만 하는 조그마한 섬이었지요.
당시에는 그 코딱지만한 섬에도 제법 여러가구가(한 100여가구 정도로 기억)
오손도손 친형제 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씨족농경사회의 풍습이 그대로 남아 있던때라,
만나본 조무래기들에게도 모두 할배나 삼촌, 조카로 인사를 해야만 했지요.
그리고 당시에는 출산율이 장난이 아니던 무렵이라...
밥을 먹고 나면 공터에 모이는 아이들 숫자가 가구수에 버금갈 정도로
왕성한 번식력이 돋보이던 때입니다.
눈이 허리춤깨까지 소복히 쌓인 겨울 어느날....
마을뒤켠으로 둘러쳐진 야트막한 뒷산의 밭고랑을 따라
아이들은 집집마다 쓰고남은 비료푸대를 들고 모입니다.
진두지휘 하는 대빵급 고학년의 지시에 따라 밭에 쌓인 눈들을 밭고랑에 밀어넣고,
물을 길어다 조금씩 적셔가며 다지고....다지고....
몇번만 타고 내려오면 반질반질한 얼음이 덮힌 봅슬레이형 미끄럼틀이 됩니다.
왁자지껄하게 신난 눈 지치기를 끝낸 어느날 저녁!
온동네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터져 버렸습니다.
마을에 혼기가 꽉찬 종손이 뒷산에 꿩을 잡으러 싸이나란 약을 놓으러 갔다가
그만 그 꼬랑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대로 쭈욱 미끄러져 굴러 내려오다....
하필이면 삐죽한 나무등걸에 거시기가 찍히고....
피가 흥건한 채 야밤에 독선(배)로 쏜살 같이 병원으로 후송 되었으나,
고자 판정을 받아거린 것입니다.
그 후로 ..며칠간에 걸쳐...
집집마다 조무래기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몇년간은 더....
그 밭고랑 봅슬레이 행사는 금기시 되고 말았습니다.
같이 놀던 조무래기들중 유일하게 나발만은
쌈 잘하는 외할머니 덕에 무사했던...
그러나 문밖 출입도 못하고 이모들과 소꿉놀이 하며 한겨울을 났던 기억이....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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