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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아졌을까... ㅉ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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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7:55: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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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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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아졌을까... ㅉㅉ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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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준 [가입일자 : 2002-08-0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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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막내녀석 중학교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큰 애, 둘째 다 그랬지만, 굳이 졸업식이니 입학식이니 하면서 쫒아다니기에는
너무 번거롭기도 하고, 누구나 다 거쳐가는 극히 의례적인 통과식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는 입장입니다만, 와이프가 일 때문에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 직접
다녀온 것이죠.
실상, 애들 세 명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치자면 입학식에 졸업식 각 5번씩
해서 모두 15번이나 되니, 나중에 사진으로 볼 때야 애들의 달라진 모습만
보일 뿐, 모두 그게 그거라 할 엇비슷한 순서의 의례인지라 별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요.
아무튼, 축하해주러 동행한 애들을 다 태우고 복잡한 학교로 올라가서 차곡
차곡 대열을 맞춰 세워놓은 자동차의 주차행렬 끄트머리에 차를 대는데, 옆에
RV차량 한 대가 들어와서는 차 문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바짝 붙어 서더군요.
그 차 오른쪽으로는 꽤 넓은 공간이 남아 있었지만, 구획구조상 더이상 다른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오른쪽에 텅 빈 공간을
남겨둔 채 왼쪽으로 제 차에 바짝 붙여서 세우는 겁니다. 보자하니,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더군요.
조수석에 탔던 둘째가 힘들게 내리는 모습을 보고있었으니 위치를 좀 바꿔줄
줄 알았는데 미동도 않더군요. 차를 내려서 잠시 상황을 지켜보자니, 그 여자
역시나 문을 열면서 제 차 오른편에 콕 소리를 내더군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꽃다발 하나 들고 스쳐지나는 그 여자의 태도나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일 정도여서 뭐라고 한 마디 운이라도 뗐다가는 '별거 아닌걸 가지고 유난
떤다' 싶을 정도라 그냥 보고말았습니다.
졸업하는 애들 전원이 반별로 줄을 맞춰 앉은 주위로 할머니, 할아버지들부터
부모, 친지들.. 체육관은 온통 축하하러온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막내
녀석은 공로상인지 뭔지를 하나 받기로 되어있었지만, 대표로 앞에 나와서
받는건 아니므로 길게 이어지는 시상식 도중에 잠시 바깥 통로부근에서 서성
거리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살짝 비명을 내지르면서 얼굴을 만집니다.
40대쯤으로 보이는 여자 한 분이 사람들로 복잡한 통로를 빠져나가면서 손에
들고있던 꽃다발로 할머니의 얼굴을 살짝 찌르고 나간겁니다. 꽃다발을 감싸고
있는 포장 끄트머리의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은 흘낏 봐도 좀 날카로와 보입
니다. '조심해야겠다'는 할머니의 권유에 그 여자는 그냥 '네' 한 마디 내뱉고
나가버립니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는 커녕, 미안한 표정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말이죠.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 삭막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싶습디다. 남에 대한 배려심
따위는 엿이라도 바꿔드신건지, 아니면 남에게 끼칠 수 있는 사소한 피해
따위는 내 행동의 자유를 위해서는 무시되거나 희생되어도 된다는 잘못된
의식이 뿌리박혀 버린건지 모르겠네요. 어디서 뭐가 잘못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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