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의 금리동결 질타. 주가 또 폭락
"인플레는 진짜 위기. 이집트 사태, 한국 등에서도 발생할 수도"
2011-02-11 14:17:00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11일 인플레 압력을 도외시한 한국의 기준금리 동결을 일제히 질타하고 나섰다.
<로이터>는 이날 속보로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동결 소식을 전한 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쪽이 대세였다"며 "<로이터>가 애널리스트 2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3명이 이날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고 8명만 3월 내지 4월에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날 금리동결이 시장 예상과 정면 배치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인플레 억제책을 추진하나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자들의 주택대출에 한층 부담이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며 정부가 가계대출 폭탄 때문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 압력 때문에 3월에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며, 기준금리가 연내에 3.75%까지 지금보다 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이어 "김중수 한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었음을 밝혔다"며 금통위내 상당한 이견이 있었음을 지적한 뒤, "소비자물가지수(CVI) 상승률이 상당 기간 4% 근처에 머물 것이라는 견해도 나타냈다"고 말해 한국의 인플레 압력이 거셈을 강조했다.
자체 조사결과 한국의 금리인상을 거의 기정사실화했던 <블룸버그>는 더 강력한 언어로 한은의 결정을 질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속보로 한국의 금리동결 소식을 전하며 "<블룸버그>가 실시했던 애널 12인 조사에서는 3명만 금리동결을, 나머지 9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었다"며 한은 결정이 시장 판단과 다른 것임을 강조했다.
홍콩에 소재한 노무라홀딩스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중앙은행은 인플레 기대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금리동결을 한 한은을 힐난했다.
<블룸버그>의 아시아 전담 애널리스트 윌리엄 페색은 이날 별도 칼럼을 통해 한국 등 신흥국들이 직면한 인플레 위기와 관련, "인플레는 진짜 위기"라며 "이집트에서 연일 발생하고 있는 데모가 최근의 좋은 예다. 30년간 독재를 해온 무바라크도 쫓겨날 위기에 몰렸다"며, 물가폭등을 막지 못할 경우 아시아에서도 이집트와 유사한 민중봉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아시아는 어떤가"라며 "경제학자들은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게 금리인상을 촉구하고 있다"며 금리동결을 한 한국을 힐난했다.
외국 경제전문 매체들의 한은 금리동결 질타가 잇따르면서, 이날 오후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져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피 주가는 2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2,000선도 맥없이 붕괴했다.
결국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31.31포인트(1.55%)나 폭락한 1977.19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 연속 대폭락세다.
시장의 보복이 시작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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