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렇게 춥던 날씨가 갑자기 조금 풀리고
입춘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 오니,
아주 어릴 적 봄이 생각납니다.
아마도,제가 초등학교 오륙학년 쯤 된 4월인가 봅니다.
산복 도로 바로 밑에 살았는데,
위로 누이가 셋 있었습니다.
이웃 사람들이 그 길을 걸어서 괴정인가 당리인가 산골짝에 가면
새릿골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아주 좋은 시냇물이 있어서,빨래하기가 좋다고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서 우리 남매도 소풍 삼아서 빨래를 가기로 하고,
일요일 학교를 쉬는 날 갔습니다.
제법 한참을 걸어 갔습니다.
산복 도로가 끝나고 드디어 산 밑에 도달하니,
정말 맑은 개울이 흐르고
양 쪽 옆에는 논 밭이 있었습니다.
조금 산 쪽으로 올라 가니,제법 사람들이 와서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이들은 빨래를 하고 우리 형제들은 언덕에 오르니.
노란 배추꽃이 피었고,
숫 소나무는 순이 나왔는데.
연한 그 순을 훑어서 먹으니 쌉사름한 맛입니다.
암 소나무는 동글동글한 알갱이를 씹으니 고소하고요.
하여튼 하도 오래전 일이라서 상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무척 포근한 하루였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몇 년 전에 등산을 갔다가 하산길에
그 쪽으로 내려 왔는데,
예전 흔적이 남아 있어 감회가 새로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봄을 기다려 봅니다..
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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