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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애인 사진 콘테스트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1-01-18 13:34:02
추천수 0
조회수   1,707

제목

(군대 이야기) 애인 사진 콘테스트

글쓴이

권균 [가입일자 : 2004-01-28]
내용
제대를 몇 달 앞둔 내무반 왕고 병장 시절, 새로 부임한 소대장이 중대장의 허락을

받아 1박2일 특별외박을 상으로 내걸고 애인 사진 콘테스트를 열었습니다.



사물함에 설치되어 있던 손바닥만한 유리 액자에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여자

사진을 넣되 둘이 같이 찍은 사진만 심사 대상이 된다는 지침이 하달되었습니다.



시큰둥한 어떤 병사는 주간지에서 여배우 사진을 오려 넣기도 하고, 브룩 쉴즈의

사진을 넣은 어떤 병사는 자기 애인이 맞다고 우기기도 했지요.



저를 포함한 리얼 암울 솔로 병사 4명이 의기투합하여 종행교에서 천호동까지

외출을 나와, 계획대로 큼직한 다방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마담을 찾아서 여차저차 젊은 여자와 같이 찍은 사진이 필요하다 하니

“장사에 지장이 없도록 빨리 끝내라”고 하면서 흔쾌히 허락하더군요.



마담으로부터 우리의 요청을 전해들은 다방 아가씨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우루루 어디론가 ( 아마도 숙소 ) 몰려가더니 온갖 치장을 다 하고 나타났습니다.

한 명 씩 짝을 짓고 옥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는데, 그 와중에도 서로 주소를

적어주는 등 초고속으로 친해졌으니, 아마도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하는 외로움에

통하는 바 있었나 봅니다.



사진 찍은 쫄따구를 족쳐서 인화된 사진을 받았는데, 아가씨의 치장이 너무

요란하여 왕고의품격과 위엄이 요구되는 저로서는 도저히 액자에 넣을 작품이

안 되었기로, 고심 끝에 당시 4살이었던 조카딸 사진을 넣음으로서 응모에

불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며칠 후, 그 소대장이 일석점호를 취하면서 차례로 돌아가며 사진평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침상 가장 아랫목에 앉아 있는 늙수구레한 육군 병장 (당시 26세) 앞에

와서 보니, 액자 속에는 여자 사진 대신 얼라 사진이 들어 있는 터라 주춤하면서

"아들인가, 딸인가..?”혼잣말 비슷하게 남기고 건너편 침상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이때 내무반 쫄따구 몇이 “아들입니다.”이라고 거짓 대답을 한 덕에, 이

소대장은 제가 전역할 때까지도 애아버지로 알았을 것입니다.^^



다방 아가씨들과 건물 옥상에서 찍은 사진들은 모두 애인 사이가 아니라는

소대장의 예리한 지적으로 심사에서 탈락되었으나, 이들 중 한 두 명은 그 다방

아가씨들의 면회를 받기도 하고 외출 외박 나가서 만나는 등 좋은 사이를 제법

오래 유지하기도 했었지요.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병사에게는 그날 점호 후 불끄고 침상에 누워 청문회 수준의

취조가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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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헌 2011-01-18 13:39:41
답글

ㅎㅎ 재밌어요

sutra76@hanmail.net 2011-01-18 13:40:27
답글

크하하하하하하 대박입니다.~ ^____________^)

이경호 2011-01-18 13:44:20
답글

경리병이어서 매일 은행을 갔거든요. 외박 나가고 싶으면 친하게 지냈던 주택은행 인제지점 미스최(주소가 서울^^)더러 면회와 달라고 하면 와주곤 했답니다. <br />
<br />
그 미스최 참 복스럽게 생긴 한국형 미인이었는데 뭐하고 사나 ㅎ

박지훈 2011-01-18 13:55:52
답글

외박 나가서 뭐하셨어요?

이경호 2011-01-18 13:58:19
답글

저녁 먹고 술 마시고 빠이빠이 하고 저는 방패가게 아저씨 집에서 자는거죠 뭐 뭘 바라셨세요 ? ㄷㄷㄷ

유재석 2011-01-18 14:03:27
답글

ㅋㅋ 재미있습니다..

kik0921@hotmail.com 2011-01-18 14:04:38
답글

후후후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는군요<br />
<br />
저희 부대 앞에 제법 큰 다방이 있었는데 저녁 위병 근무 서면서 커피를 배달 시켜<br />
아가씨하고 같이 마시던 생각이 나네요<br />
우리 때도 꼭 년말에 한번 애인 사진 콘테스트해서 그 사진에 나오는 애인이 오면 외박을 보내주곤 했었죠<br />
전 한번도 못 갔습니다 부대가 서울과는 너무 멀어서...ㅠㅠㅠ

허길 2011-01-18 14:19:32
답글

종행교라굽쇼..? 까마득한 고참님이시네요. ^^ <br />
저는 90년~91년 시설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아, 단기사병으로요.. ㅠ.ㅠ)<br />
가끔은 남한산성 올라갈때면 수어장대 근처 성벽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

이수영 2011-01-18 14:22:31
답글

저녁 먹고 술 마시고 빠이빠이 하고...<br />
<br />
<br />
↑ 이건 데이트 맞는거 같은데요,<br />
시간이 짧으면(조루?) 빠이빠이라고 하나요? =3=3=3

권균 2011-01-18 14:45:28
답글

허 길 님, 반갑습니다. ^^<br />
군대 시절의 추억은 언제 돌이켜도 마치 그날처럼 생생하지요.

이수진 2011-01-18 16:18:41
답글

부러운 추억입니다~ ^^

ktvisiter@paran.com 2011-01-18 16:31:20
답글

난 군대의 추억이라곤 매맞은 것 밖에.....ㅡ,.ㅜ^

lsh1264@paran.com 2011-01-18 18:22:46
답글

"청문회 수준의 취조가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br />
<br />
이건 군바리든 아니든 젊은시절에는 친구들이나 동료들 끼리 다 하는 모양입니다<br />
저도 뻥도 좀 섞인 수 많은 경험담을 귀 쫑끗하고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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