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부터 작업실 이곳저곳에서 서걱서걱 소리가 나는 겁니다.
처음에는 스피커에서 잡음이 나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구석을 빠르게 질주하는 쥐 일당들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귀찮아서 그냥 쫓는 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다가
어느날 작업실 내에 쥐똥 쥐오줌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쥐덧 쥐끈끈이 쥐약에 대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쥐끈끈이를 사다가 쥐들이 다니는 통로에 놔두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쥐가 잡히지 않더군요
쥐는 그게 뭣인지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속임수로 부비트랩을 응용하여 좀더 지능적으로 설치하게 됩니다.
처음 한마리가 끈끈이에 붙었을때 그 끔찍함에 치를 떨면서
고무장갑을 끼고 앞의 야산으로 전력투구로 던져버렸습니다.
두번째 녀석은 자연을 보호가기 위해 쓰레기 봉투에 담았습니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비닐에 꽁꽁 싸서 쓰레게 봉투에 넣었는데
뜨거운 한여름에 그 속에서 몇일을 살더니 일주일쯤 지나니
쓰레기 속에서도 악취를 풍기더군요
그렇게 4마리 정도를 잡았습니다. 아직 몇마리가 남았는지 모르고요
처음에는 다 잡았는줄 알았는데 계속 소리가 나더군요. 녀석들이 쥐끈끈이의 존재를
인식하고 동선을 바꾼겁니다.
그래서 동선을 새로 추적하여 끈끈이를 다시 배치하고
나머지 4마리를 1개월에 걸쳐 잡았습니다.
그렇게 뜨거운 여름은 쥐썩는 냄새와 함께 지나갔습니다.
평온한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는데
어느날 쥐가 또 목격된겁니다. 다시 쥐끈끈이를 사서 설치했는데
잡히지 않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입김도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
쥐가 화장실 바닥에서 빳빳하게 얼어붙은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참고로 작업실은 외풍이 심해서 난방을 하지 않으면 실내기온도 영하로 가볍게 떨어집니다.
다시 작업실은 쥐가 없는 평온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커다란 쥐가 왜 거기 죽어있었는지 알수 없습니다. 외로움에 자살한건지 아니면 병든건지 아니면 추위에 얼어죽은 건지...
그러나 언젠가 다시 쥐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습니다.
작업실에는 쥐로부터 보호해야할 것들이 아주 많이 있거든요.
이거 아침부터 밥맛 떨어지게 쥐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
동물을 사랑하되 쥐는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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