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구하러 서부역 쪽으로 일을 보러 어제 갔을 때 일입니다.
추운 날씨에 앞쪽에서 정체불명의 복장을 한 사람이 걸어오더군요.
머리나 얼굴 생김새. 코 아래 쪽 솜털처럼 난 수염에 목젖하며 영낙없이 남학생이었습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
그런데 하의는 짧은 모직 타이트미니스커트에 레깅스. 발목엔 양말은 아닌데 신발 위로 신는 무슨 수면양말같은 재질의 복슬복슬한걸 무릎 아래까지 걸치고.
결론을 이야기하면 허리 위로는 남자. 아래는 여자의 형상인거죠.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게이도 아니고 트렌스도 아니다. 저건 아마도 복장도착일거란 결론을 나름대로 내렸는데 잘은 모르겠으나 남자인데 여자옷을 입고 싶은 어린 학생의 토요일 나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길가에 저 뿐만 아닌 다른 사람들 반응 참 무섭더군요. 쌍욕을 하고 비웃고 침 뱉고. 저 역시 소수의 성정체성에 그리 관대한 사람은 아닌 부류입니다만, 막상 저렇게 어린 친구가 저리 하고 다니는걸 보니 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 부모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생각도 들고 말이죠......
나와 다른게 꼭 틀리거나 오답은 아니고 세상의 다양성은 분명히 존재하겠죠. 그저 제 아이들이 제 생각의 범주 안에서 건강히 커주는게 그저 고마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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