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스-케겔'은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칼라스'는 제가 카오디오장터에서 모은 유닛과 빈티지 스피커에서 떼어낸 우퍼로 12인치 3웨이 대형 궤짝을 제작 해 주신 분이 칼라스 사장님이라는 표시이고, '케겔'은 주목받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거장 헤르베르트 케겔을 기리기 위해 제가 붙인 것입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에소타 트윗과 돔형 데이톤 미드유닛 및 41년전에 출시된 다이아톤 2웨이 스픽인 DS-30B에 달린 12인치 우퍼가 조합되고, 명장의 솜씨로 제작된 무쇠같이 무거운 원목 인클로져에다가, 칼라스 사장님의 절묘한 튜닝 및 아낌없는 물량 투입으로 제작된 네트웍이 내장되어 명품 스피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궤짝 형태의 빈티지 스피커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퍼지지 않으면서 깊게 깔리고 편안한 저음과, 밀도감 있는 중역을 가진 빈티지 스피커의 특성이 현대 중급 스피커와 동일한 섬세함과 에어리감 까지 가지는 궤짝은 제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 범위 내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칼라스 사장님을 괴롭히면서 말도 안되는 유닛 구성을 조화롭게 조합시켜 달라는 부탁을 드리게 되어 어제 드디어 인수하여 집에 설치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저녁까지 계속 들어보니 제가 딱 원하던 바로 그 소리입니다
저역은 퍼지지 않으면서도 아주 편안하고 풍성하며, 중음은 투명하면서도 밀도감있고, 고역은 찰랑거리면서도 에소타 특유의 에너지감이 유지됩니다.
특히 낮은 저역부터 초고역까지 밸런스가 절묘하게 유지되어 완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었네요.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6,70년대 롹음악과 팝음악에서는 라이브의 대형 우퍼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어 기타 리프가 배속을 튕기는 맛이 있으면서도 클래식은 어떠한 대편성 곡에서도 악기의 분리도가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크기는 높이 74cm에 가로 42cm, 깊이 38cm여서 하베스 40.2모니터와 거의 같은 사이즈입니다. 딱 원하던 바로 그 궤짝 디자인이죠.
현재까지의 단점은 무게 외에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 눈높이가 낮아서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저보단 훨씬 자금력이 좋은 형집에서 들어본 여러 스피커에 못지 않네요. 특히 형 집에 있던 하베스 30.1에 비해 중고음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중저역과 깊은 저역의 느낌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압도적이어서 스케일감의 차이가 비교불가입니다.
상대적으로 투입한 비용은 저렴한 편이어서 설령 다른 스피커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칼라스-케겔'은 아마 평생 함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감개무량해서 재미없는 사용기를 적었네요 ㅎㅎ 다들 편안하고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