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가보니 로고가 윤동주 탄생일을 기념하고 있군요.
복무할 적 독서실에서 떨어지고 낡은 작은 문고판 시집을 구해 박스테입으로 앞뒤를 붙인후 제대할때까지 가지고 다니며 보았고 지금도 집에 그 책이 있습니다.
책을 그렇게 애지중지 한적도 없었는데...
읽을때마다 무언가가 전해집니다.
먹먹한 어떤것,
같은 시대를 살지 않아도 마치 같이 가고 있는, 같이 끝이 나고 있는,
그리움 같은것 같기도 하고
외로움.
이 사람 너무 무겁게 산것은 아닌지
이제 30분 정도 남았군요.
눈 오는 지도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내려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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