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문제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제가본 상황정리입니다.

본문 글에 상당히 공감하며,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구조적 문제로 가격이 많이 오른것으로 보입니다.



1.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시장에 닭집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닭집이지요.

안에 들어가면 닭들이 사이즈별로 닭장에 갇혀있습니다.2천원부터 제사용 5천원까지....들어가서 저놈 주세요...하면 그자리에서 잡아 목을 칩니다.

튀기지는 않고 통째로 백숙 스타일로 삶아서 주죠. 어머니들은 닭을 주문하고 다른장을 본뒤 주문한 닭을 찾으러 옵니다.

물론 지방이 아니라 서울 얘기입니다.



2. 켄터키 치킨이란 이름의 튀김닭 집이 들어섭니다. KFC가 아닙니다.

약간의 호프집 개념을 갖춘 튀김닭집이 들어서서 상당한 인기를 얻습니다.

가격은 약 30~50% 더 비싸지만 당시까지 튀김 닭을 잘 못랐던 사람들에게는 맛에서

큰 충격을 받죠. 초반에는 가격문제로 주로 있는 집들이나 서민들 생일 정도때 먹는 분위기였다가 점차 대중화되고, 시장의 닭집은 줄어듭니다.



3. KFC가 들어옵니다. 역시 치킨 업계에 엄청난 열풍이 불죠.

젊은 소비층을 주 대상으로 줄곧 승승 장구하던 KFC는 이후 파파이스의 진출에 따라 큰 타격을 입습니다만 나름 시장을 나누며 국내 치킨 판매 1,2위를 나눕니다.



4. 국내자본의 치킨 브랜드로 치킨 배달 문화의 선두 주자인 페리카나 치킨이 등장합니다. 맛도 한국화 되고, 당시 탑스타였던 최양락이 광고를 하면서 엄청난 체인들이 생겨납니다. 페리카나의 성공으로 이때부터 치킨 체인 사업의 형태가 엄청난 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멕시칸 등을 비롯 유사 경쟁사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가격이 싸진 않았지만 큰 유행을 타고 치킨 배달 문화가 정착합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이때부터 체인 본부의 광고 과열 경쟁이 시작됩니다.



5. 보다 다양한 메뉴와 좀더 고급스런 BBQ치킨이 절대 강자로 등장합니다.

상승세를 이어 당시 최고의 스타 SES가 광고에 출연하고, 결국 외국 치킨 브랜드들도 결정타를 맞습니다.

당시 BBQ는 상당히 좋은 사업 모델이었고 이후로 많은 이들이 치킨 체인 사업에 뛰어들고 더많은 가맹점 모집을 위해 TV CF와 신문 전면 광고등이 봇물 터지듯이....

후속 브랜드들중 교촌 등 일부만이 살아남고 대부분의 브랜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경쟁은 치열했고, 당시 잘나가는 스타가 누군지 보려면 메이저 치킨 브랜드 광고모델이 누군지 보면 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분위기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치킨 값 급등의 주 원인이 됩니다.



2천원~2천5백원 대의 생닭이 18000원까지 가게 되는 자연스러웠던 현상이 통큰치킨 사건을 계기로 되집어보게되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소매점주들은 가격 거품의 죄인이 아니었고, 체인주 역시 운가 공개시 개그에 가까운 과장을 했지만 그역시 욕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 체인주가 성공시대 같은 프로에 잘 포장되어 나온다면, 악덕 체인주가 아닌 성공한 사업가로 나오는 것이죠.

결국 소비자의 판단입니다. 비싼 광고료에 상당 원가를 투자하지만 좀더 고급스런 브렌드 치킨을 비싸게 시켜먹던, 트럭에서 장작구이로 파는 3천원, 5천원짜리 구이를 먹던....누구를 욕할 문제는 아니고, 선택의 폭이 넓으니 그에 맞게 사드시면 되겠습니다. 통큰치킨의 사실상 마이너스 마케팅은 좀 찝찝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런 마케팅은 다른 업계에서도 늘상 일어나는 전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