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淸談) - 이진명
조용하여라!
한낮에 나무들 입 비비는 소리는
마당가에 떨어지는 그 말씀들의 잔기침.
세상은 높아라.
하늘은 눈이 시려라.
계단을 내려오는 내 조그만 애인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때처럼
눈시울이 붉어라.
만상(萬象)이 흘러가고
萬象이 흘러오고...
조용하여라!
한 해만 살다가는 꽃들
허리 아파라. 몸 아파라.
물가로 불려가는 풀꽃의 헤진 색깔들
산을 오르며 사람들은
빈 그루터기에 앉아 쉬리라.
유리병마다 가득 울리는 소리를 채우리라.
한 개비 담배로 이승의 오지 않는 꿈,
땅의 양식(糧食)을 이야기하리라.
萬象이 흘러가고
萬象이 흘러오고...
* 아랫 글 읽고 문장 정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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