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집에서 아들녀석이 전화를 하더군요.
다급한 목소리로 "아빠.. 나 이빨 빠졌어요"
으잉? 이게 뭔일이다냐 싶어서
다쳤냐?, 어디 박았냐?, 피는 많이 안나냐? 급하게 이것저것 물어보니
유치원 갔다와서 샤워하다가 이가 쑥 빠졌다는 겁니다.
그제서야 유치가 빠졌구나 싶기도 하면서 아무리 그래도 이가 그냥 빠질리가 있는가 싶어서
걱정되는 맘에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늦은 시각이라 애는 벌써 자고 있었는데
한손에 휴지뭉치를 꼭 쥐고 있는데 펴보니 빠진 이가 그안에 있더군요.
그 이를 보니까 기분이 묘한 것이 저 어릴때 아버지께서 실로 묶어서 이를 빼주시던 기억도 나고 앓던 이를 뺀 저보다 더 좋아하시고 뿌듯해하시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그때 아버지도 저랑 기분이 비슷하셨겠죠.
'내 아들이 아주 어린 꼬맹이에서 점점 어린이로 커가는구나...'
그래서...
그날 살짝 기분이 거시기해진 저는
술먹고 아버지한테 전화로 엉기면서 주정을 했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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