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에서 문래쯤 가서 갈아타고 다른 곳으로 통학을 하던 때였는데 폭설이 온겁니다.
타고 있던 212번 버스가 오목교 근처 비탈을 못 오르고 헛바퀴만 돌더군요.
기사 아저씨가 만원인 승객들을 돌아 보면서, 내려서 좀 밀어 달라고 하대요.
문간에 서 있던 저랑 남자 너댓이 내려서 보니, 쇠사슬이 감긴 뒷바퀴가 계속 헛돌고 있더라구요.
눈은 원래 하얀 색이었을건데, 버스 뒷 바퀴 주변의 눈은 검은 색.
버스의 몸뚱아리도 검은 색 눈으로 범벅.
이걸 밀라고?
ㅜ.ㅜ
남자들이 더 내려서 미는데 안 밀립니다.
그리고 밀고 있던 남자들 그 검은 눈과 매연에 쩔어갑니다.
버스 안에서는 뒷 창문으로 그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몇 명이 웃고..
=_=;;
밀던 아저씨 한 명이 에이 신발~ 버럭 하시더니 뒷문으로 후다닥 뛰어 가서는..
니들도 내려서 밀어, 신발~
그 버스는 나중에 버스 겉도 까맣고, 버스 안도 까맣고, 타고 있던 사람도 전부 까맣고..
몇 정거장 더 가다가 전 그냥 집으로 다시 갔습니다.
그 몰골로 어딜 갈 수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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