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교 반창회를 다녀왔습니다.
정년퇴임 하시고 칠순을 훌쩍 넘기신 선생님을 모신다고해서 나갔습니다.
제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 때
저를 혼낸 선생님들은 많으나 진정으로 저를 야단 치시고 훈계하신
저에겐 잊을 수 없는 은사님이기에 꼭 뵙고 인사 올리고 싶었습니다.
사실 고3 마지막 거의 졸업이 불가능할 사고를 쳤었는데
선생님의 은혜로 학교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희야 고3 마지막 담임선생님이라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저마다 있겠지만
선생님께서야 수많은 세월동안 지나간 제자들인데 어찌 세세히 기억이 나시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보시자마자 그 예전 저를 비호하면서 선생님들간에 저를 두고 나누셨던
치열한 무용담(?)을 들려주시면서 하나하나 다른 친구들에 대한 기억도 되살려 가셨습니다.
그 덕분에 친구들과의 다음 술자리에서 '너 덕분에 선생님께서 기억의 실마리를
푸시게 됐다, 너 안나왔으면 어쩔뻔 했냐'라는 칭찬(?)도 듣게 됐었구요... ㅎㅎㅎ
따지고 보니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으셨던 해가 지금 우리들의 나이 딱 그 때셨더군요.
우연이었지만 참 많은 감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음 씀씀이 하나하나가 참 존경스럽게 아름다우셨던 선생님.
멋지게 연세 드셔서 곱게 늙으신 모습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올만에 보는 친구놈들, 이건 뭐 참 가지가지더군요.
'어이구! 아저씨~'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될만한 연륜을 얼굴과 몸매로 표현하는 넘들도 있고
앨범사진과 아주 똑같은 넘도 있고...
세상도 불공평 하지만 세월도 참 불공평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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