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조카 돌잔치 참석차 부산 다녀왔습니다.
늦장가 간 막내동생 녀석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들인지라 얼굴도 볼 겸 해서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갔습니다. 원래는 애들 둘만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둘째놈이
알바도 빼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KTX 동반석 취소하고 차를 끌고간거지요.
식구가 다섯이나 되고보니, 택시를 탄다쳐도 두 대를 동원해야 할 판이고, 기동력
면에서 빵점입니다. 자녀계획을 아직도 세우고 계신 분들께는 참고하시라고 하는
얘깁니다... ^^;
어쨌건, 이 참에 서울-부산 왕복코스에서 연비운전을 한 번 해보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건만, 역시... 안되더군요. 고속도로 올라서면 가능한 한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하려던 계획도 경부고속도로가 초장부터 꽤 혼잡한 통에 몇 번 시도하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주말 이틀간 어른 다섯 명을 싣고 1,000km를 달려준 애마 볼보 S80.
직렬 6기통, 3,192cc, 최고출력 238ps/6,200rpm, 최대토크 32.6kg.m/3,200rpm,
공차중량 1,720kg, 제로백 7.9초란다...
토요일 아침 9시40분쯤 집을 출발해, 한 칸 남은 연료탱크를 만땅으로 채워넣고
(약 51리터 주입, 87,000원) 리셋버튼을 누르고 오후 4시반 경에 해운대 도착.
금강휴게소에서 점심 때우고 잠시 쉰 시간을 계산하면 순수하게 6시간20분 정도가
걸렸네요. 물론, 시내 교통상황이 장난이 아닌지라 집에서 고속도로 진입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이후, 저녁 먹겠답시고 광안리와 해운대를 헤매다녔고, 일요일 오전에 복어국을
먹겠답시고 일광까지 올라갔다가, 달맞이고개에 있는 친구녀석 집을 거쳐서 점심나절
8만원 어치 추가 주유(약 48리터)하고 구포로 이동해 애들 이모집 찍고 송도로
넘어와서 목욕탕 하는 친구녀석 만나고, 일요일 오후에 숨막히게 교통증체를 보이던
부산시내를 거쳐 중앙동 모 부페에서 열린 돌잔치가 최종목적지였습니다.
부산에 개인적인 볼 일로 따로 가기가 쉽지 않아서 스케줄이 나름 빡빡했습니다.
캄캄하게 어두워진 일요일 저녁 6시40분쯤 부산 중앙동을 출발해 부둣길 타고 경부
고속도로를 진입해 역시 같은 루트로 상경, 중간에 잠시 휴게소 들린 것 외에는
대략 120~140 정도를 밟고 왔습니다. 집까지 5시간이 채 안걸렸네요.
서울에 가까이 이르자 연료 경고등이 들어와 죽전휴게소에서 3만원(아마 16리터 정도)
추가했으니 집까지 총 1005km 정도 뛰고 남은 연료를 생각하면 대략 105리터 정도
소요됐지 싶습니다. 고속도로 위주의 주행이었음에도 대충 계산해
리터당 약 9.6km.
물론, 어른 다섯과 이런저런 짐보따리들에, 올라올 때는 김치 두 통을 추가로 싣고
뛰었던 점도 감안해야 되겠습니다만....
오랜만에 하는 장거리 운전이라 상당한 피로를 예상했지만, 두세 시간 운전하면
눈이 침침해져서 시야확보가 어려워지는 것 외에는 큰 데미지는 없었네요. 볼보
시트가 나름 편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덕분일까요... 하지만, 눈살이 살짝 찌푸려지는
연비를 보자하니 자칭타칭 '안전의 대명사'라는 볼보자동차가 국내에서 그토록
점유율이 낮은(수입차 중 2~3% 정도)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회사가 주장하는 공식연비는 8.7km 입니다만, 시내주행에는 대략 7km 초중반
나옵니다. 이런 점을 비추어 보자니, 미국과의 FTA 협상이 타결됐다지만, 연비면에서
경쟁력이 뒤쳐지는 미제차가 지금에 비해 엄청나게 팔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P.S.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몰았던 포드 (뉴)토러스 3.5 공인
연비가 8.7km, 대우 알페온 3.0이 대략 9Km 초중반대로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