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혼자 사진을 찍다가 서울 모처의 아파트 근처에 간 적이 있습니다.
매우 오래된 아파트라 풍경 속에서 담아본 적이 있는데
두 번째 가본 날이었죠.
사진을 찍으려 주변을 둘러보는데
제 옆으로 연세 드신 여자분이 지나가시더군요.
강아지를 한 마리 끌고요.
그런데 갑자기 제 쪽으로 들리는 소리
"사진 찍지 마!!!"
놀래서 돌아보니 그분이 저에게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미풍양속 및 도촬 등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사진을 누구 그 자리에서 검열(?)해도 상관없는 것을 다루는데
그 아주머니의 외침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몰론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적도 없었고요.)
주민이시고 불쾌하시는 것 같아
"예.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그냥 둘러만 보는데
다시 들려오는 외침
"너 돌대가리냐? 얼쩡거리지 말고 어서 가라니까..."
순간 제 귀를 의심했죠.
과연 제가 듣고 있는 말이 욕이 맞는가...
저도 이건 아니다 싶어
한 말씀 드렸습니다.
"아주머니, 조금 심하시잖습니까? 제가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고 어찌 그런 말씀을..."
말을 꾾고 외치시더군요.
"심해! 뭐가 심해! 왜 못살고 그런 것 보니까 재미있냐? 이런 것 찍고 싶어?
나 수서 살고 종로 살 때는 아무도 우리 집 사진 찍으러 안 왔어?
왜 사람 무시해?"
헉, 목소리를 높여 저를 비난하시더군요.
제가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알겠으니 목소리 낮추시고 그만하시죠. 이렇게 악을 쓰시며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하지 말라는 짓을 한 것도 아니고요. 악은 저에게 쓰시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지
금 세상에 쓰시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요."
순간 아주머니 눈이 먹잇감을 발견했다는듯 번뜩이더군요.
"오, 그래 지금 세상이 어때서... 잘만 돌아가고 있는데...
왜 김대중, 노무현이 때 얼마나 살기 힘들었는 지 알아...
넌 그것도 모르냐..."
와, 이건 아니다 싶어
그냥 접었습니다.
"아주머니, 그만 하시죠. 막말도 이제 그만 하세요."
뭐라고 제 뒤에 대고 소리를 치는데 그냥 무시했습니다.
조금 안타까웠지만
그냥 마음 속으로 조용히 생각하고 바랬습니다.
글제목처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