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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북이 왜 연평도사건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0-12-06 08:56:06
추천수 0
조회수   799

제목

<펌글> 북이 왜 연평도사건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글쓴이

최종원 [가입일자 : 2006-10-22]
내용
Related Link: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라고 북한전문가로 알아주는 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연평도 사건으로 짧은 논문 한 편(원문링크)을 썼습니다. 이 논문을 기초로 연평도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지 그리고 뭘 건질 수 있는지 한번 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죠. 좀 과감하게(?) 요약 번역을 하고 거기에 제 생각을 따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붉은색은 본문 중 제가 임의로 강조해 놓은 부분이고 제 생각들은 파란색으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그 이외는 모두 란코프의 논문 내용들입니다.



채승병님께서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님의 이력을 댓글에 첨부해 주셨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간단히 어떤 분이신지 알고 읽으시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따로 뽑아 올립니다.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舊 소련 레닌그라드 출생(1963)

레닌그라드 국립대 학부(1986), 석사(1989)졸업,

김일성종합대 조선어문학과 입학(1985)

호주국립대학교 한국사 교수(1996)

現 국민대학교 교수 (2004~현재)

저서

북한현대정치사, 스탈린에서 김일성으로, 북한의 위기 등

Homepage http://lankov.oriental.ru









연평도사건 : 원인, 대책의 부재, 앞에 놓여진 현실 : 단상들

THE YEONPYEONG ISLAND INCIDENT : WHY IT HAPPENED, WHY NOTHING CAN BE DONE, AND WHAT TO EXPECT : SOME THOUGHTS.



연평도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 언론은 즉시 “전쟁 임박(On the Edge of War)”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써냈다. 물론 이런 식의 기사질은 판매 부수도 좀 늘리고 광고 매출도 늘리는데 도움은 될지 모르지만 내용상으로 보자면 정확한 기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날 가능성은 정말로 희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평도 사건은 우리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끝이 없는 “북한발 위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북한은 왜 이 사건을 저질렀나?



언론은 이 사건을 “도발(provocations)”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건 정확한 얘기가 아니다. 도발이란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과격한 반응이나 비이성적 행동을 유도할 목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번 연평도 사건을 꾸민 북한의 전략가들은 남한이나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과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으니 북한의 이번 행동을 도발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은 오히려 조금은 이상한 외교적 의사표현이 포격이란 형태로 취해졌다고 봐야 할 거다.



이번 사건 2주 전에 지그프리드 헥커 박사를 포함한 일단의 미국의 핵 과학자들에게 북한이 보유한 최첨단 우라늄 농축설비가 공개되었다. 설비의 정교함이나 규모 면에서 모두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 북한 정부는 다음의 몇 가지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셈이다. 미국에는 수천 대의 우라늄 농축설비로, 남한에는 포격을 통해서 말이다. 메시지 자체는 다음과 같다. “우리 북한이 여기 시퍼렇게 두 눈 뜨고 있다. 우리는 위험한 놈들이다. 우리는 매년 더욱더 위험해지고 있고 너희가 계속해서 우릴 무시한다면 얌전히 손 놓고 기다리지만은 않겠다. 우린 많은 사고를 칠 수 있고 앞으로도 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북한 의도의 주요 타겟은 미국의 대북정책이다. 미국의 현 대북정책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고 표현될 수 있는데 남한의 대북정책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크게 보자면 다음과 같은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러니까… ‘적절한 인센티브와 보상을 통해서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킬 수 있고 북한의 행동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 그런데 북한의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통해 미국정부는 어떤 보상이나 인센티브로도 북한의 군사용 핵개발을 포기시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북한의 핵개발 정책은 사실 불합리성이나 호전성과는 상관이 없다. 북한 지도자들은 전쟁을 두려워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정책결정 시 합리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북한은 핵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 정책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봐야 할 거다. 그럼 북한이 핵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로 북한은 다른 핵보유국들과 마찬가지 이유로 핵무기가 필요하다. 즉 외부의 침략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거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라크와 아프간 침략을 보건대 북한의 이런 두려움이 근거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두 번째로 핵보유 사실은 협박외교(blackmail diplomacy)에 꽤 유용한 도구이다. 그리고 이런 협박외교는 북한의 생존에 필수적이기도 하다. 북한 지도부는 분단 상황 때문에 중국식 경제개혁이 북한에는 통하지 않을 걸로 판단하고 있다. 즉 중국처럼 경제부흥을 하게 되기보다는 동독처럼 정치적 붕괴를 겪게 될 거라는 거다. 따라서 북한은 자체 인민들을 먹여 살릴 능력이 안 되는 비효율적인 경제체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외부로부터의 일정 수준 이상의 원조가 정권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된다. 그리고 그 원조는 너무 많은 전제조건이 붙으면 안 되고…



세 번째로 핵개발은 내부 단속용으로 그만이다. 핵이야말로 김정일 정권이 인민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적(?) 중의 하나다. 그리고 도대체 끝날 줄 모르는 고난에 대한 완벽한 변명거리고 말이다.



네 번째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 3국에 판매해서 돈벌이도 된다.



북한입장에서 침략억제와 외부원조를 빨아내는 외교도구로서의 핵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가능성은 완벽하게 없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미국 정책결정 그룹은 이제서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고…. 결국, 미국은 더 이상 북한에 무조건적인 원조를 상당한 분량으로 제공할 의향이 더 이상 없어졌다.



그리고 대략 2008년 초반부터 남한 정부도 상호주의와 양보를 요구하는 훨씬 강경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당시 유지되던 3개 주요 남북협력 사업 중에 2개를 중단시켜버린 것이다. 여기서 남북협력사업이란 말이 좋아 협력사업이지 실제로는 남한 납세자들의 세금에 대부분 의존하는 위장된 대북지원사업일 뿐이다. 그런데 북한은 아마도 남한 정부가 조만간 이런 압력정책을 중단하고 다시금 무조건적인 원조를 개시할 것으로 생각했던 듯 싶다. 그런 북한의 예상과 달리 남한 정부는 북한의 남북협력사업을 재개하자는 요청을 매번 무시해버렸다.



이런 상황은 북한의 정치적 목표와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도 밝혔다시피 북한은 외부로부터 지속적이고 무조건적인 원조를 필요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남한과 미국의 원조삭감과 국제적 경제봉쇄로 북한정권이 점차로 위기상황으로 한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고 아마도 남한과 미국의 희망사항에 불과할 거다. 실제로 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은 지난 16-17년간 중에서 가장 상황이 좋은 편에 속한다.





그럼 뭐가 문제인가?



남한과 미국으로부터의 원조의 감소는 북한 지도부가 전혀 원하지 않는 정치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즉 북한이 중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상황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은 북한의 주요 원조제공자가 되었다. 실제 중국의 대외원조액 중에 거의 절반 이상이 북한에 제공되고 있다. 동시에 북한 대외 교역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의 무역이다. 그런데 많은 외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런 상황은 북한 지도부를 무척이나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 북한의 대중국 의존성이 증가할수록 왜 북한 지도부가 불편하게 느끼는지를 알아보자. 중국이 한반도 분단 지속을 원하고 북한을 동북아의 완충지대로 삼으려 한다는 건 사실이다. 또한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을 우려하고 상당량의 원조를 제공할 의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사실은 중국이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필요로 한다고 해서 김씨 왕조가 지배하는 북한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실제로 북경의 주류 목소리는 훨씬 더 조정하기 쉽고, 예측 가능성이 더 높고, 중국의 이해에 더 잘 부합하는 북한을 원하고 있다. 더불어 한가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사실은 1956년 소련의 암묵적 동의하에 중국은 자신들에게 보다 우호적인 정치지도자를 세우기 위해 김일성을 대체할 일단의 정치 그룹을 지원했던 적이 있다는 거다. (Crete 주: 8월 종파사건(위키백과 링크)을 뜻함)



지난 몇 년간 북한 관리들은 중국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당의 경고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와 동시에 북한 정보 당국은 중국의 정보조직이 북한사회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실제로 대규모 기아발생의 가능성 때문에 남한과 미국의 원조가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현재 북한 내부에 가해지는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회피할 목적으로 남한과 미국의 무조건적인 원조를 필요로 하는 셈이다.



이런 식의 외교노선은 지난 50여 년간 북한이 보여준 양다리 외교전략에 잘 부합된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남한과 미국이 북한의 양다리 전략의 한쪽 축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고 이들 두 국가의 ‘전략적 인내’에 점차적으로 참을성이 없어진 끝에 마침내 자신들이 얼마나 크게 말썽을 피울 수 있는지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몇 주 간격으로 일어난 북한의 행동은 미국과 남한의 약점을 잘 파고들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외부의 원조도 없이 더군다나 경제제재하에서조차 대규모 우라늄 농축설비를 갖추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는 내용이다. 물론 1990년대의 플루토늄 문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핵확산 방지에 어려운 이슈인 셈이다.



남한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이 북한의 포병전력의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주었다. 꼭 물리적 타격이 없더라도 국제시장에 사활이 걸려 있는 남한의 경제에 얼마든지 손쉽게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외국투자자들이나 교역상대방들로서는 ‘한반도에 전쟁 발발 가능성’이란 뉴스 헤드라인이 반가울 리가 없다. 쉽게 얘기해서 남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그리고 남한의 대다수 시민들의 경우 북한에 관심도 별로 없을뿐더러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통일도 바라지 않는 상황인데, 차라리 남한 정부에 대해서 북한을 잘 관리해서 대규모 갈등상황은 피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을 전부 고려해 볼 때, 북한 당국으로서는 이런 식의 행동이 남한 유권자들로 하여금 북한에 지나치게 완고한 현 정부를 갈아치울 투표를 하게 되리라 기대할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의 소소한 이유 한 가지를 들어보겠다. 그건 북한 내부용인데, 세계 최연소 4성 장군인 김정은은 알다시피 스위스의 귀족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북한 엘리트 그룹, 특히나 군부의 입장에도 그리 탐탁하지 않은 이력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자신이 스위스 케익에 입맛이 맞춰 있는 말랑말랑한 소공자가 아니라 전쟁도 불사할 만만치 않은 강성 리더십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물론 이 해석이 타당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요소는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 입장에선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가 있건 없건 이번 사건을 일으켰을 거다. 김정은이 미친 영향이라면 아마도 이번 사건을 조금은 더 유혈이 낭자하고 과격한 형태로 만든 정도일 것이다.



(Crete 주: 국내 언론이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삼은 반면에 란코프는 가장 부차적인 원인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럼 대책은 뭐가 있을 수 있나?



결론적으로 간단히 얘기하자면 “Nothing”. 틀림없이 앞으로 며칠 간이나 몇 주간 서울과 워싱턴으로부터 강경한 정부발표나 군사훈련을 포함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쇼들을 보게 될 거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런 일체의 담화나 군사훈련 시도들은 이번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서 털끝만 한 상황의 변화도 끌어내지 못할 거다. 더불어 북한 지도부로부터는 개무시 당할 테고 말이다. 물론 북한 선전매체에는 일련의 더욱 호전적인 구호를 내세우는 좋은 변명거리가 될 테고….



명토 박아 놓지만, 대규모 전쟁은 턱도 없는 소리다. 현재 남북 간의 파워밸런스는 당연히 남한의 승리를 보장하지만, 전쟁의 대가는 대규모 전쟁을 강력히 억제하는 수준이다. 왜냐하면 남한의 핵심 역량을 거의 모두 담고 있는 수도 서울이 전략적으로 너무나 불리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수도권이 북한의 중포병 세력의 사정권 안에 있다. 북한의 중포병 세력이 수일 혹은 수 시간 안에 괴멸된다 하더라도 수천 명의 사망자와 더불어 서울에 크나큰 피해를 입히게 될 거다. 남한군의 북한으로의 진격 역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면 엄청난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전쟁에 이겼다고 가정해 보자. 남한은 쑥대밭이 된 북한을 떠맡아야 된다. 현재 잘나가는 남한의 경제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남한 시민들이 남북한 간의 통일에 떨떠름해하는데 말이다. 통일을 하자는 립서비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과 중년 그룹들은 국가적 목표인 남북통일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지불할 의사가 없다. 자신의 목숨은 더더구나….



연평도 사건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 군사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 역시 전혀 가능한 선택사항이 아니다. 실제 그런 시도가 이루어진다면 정반대의 효과를 낼 거다. 즉 평양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더욱더 증폭하는….



(Crete 주: 그런 의미에서 최근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의 대북 폭격론(기사링크)이 가지는 함의가 다른 시각으로 다가오지 않으신지요?)



물론 남한군이 북한의 일부 포병 진지나 이제는 골동품이 된 북한해군 대다수를 한 방에 쓸어버릴 수 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래 봐야 현재 북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한 줌의 지배계층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들 북한의 지배계층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일반 인민들을 희생시킬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고 이 사실은 이미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절 적나라하게 과시한 바가 있다.



물론 이런 의견도 있다. 가령 북한군에게 실제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이 물리적으로는 별로 큰 피해는 아닐지라도 북한 지도층의 체면을 깎는다는 점에서 차후 북한의 도발에 일정 수준 억제력을 가지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안타깝지만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북한은 정부가 완벽에 가깝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나라다. 북한군에 일정 수준의 피해를 입혔다고 해도 군부 상층부를 제외하고 일반 인민들에게 이런 패배 사실이 알려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오히려 어떤 군사적 충돌이 있든지 간에 북한 인민들에게는 “늑대 같은 미 제국주의자”와 “낯부끄러운 줄 모르는 남조선 괴뢰”에 대한 “공화국의 위대한 승리”로만 선전될 것이다.



결국 남한정부가 계획하는 보복조치들은 북한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만 증폭할 뿐이다. 북한 전략가들이 원하는 건 남한 경제에 피해를 입히는 것과 남한 시민들이 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 입장을 취하게 되는 남한 내부의 갈등 유도이다. 어찌 되었건 간에 남한 주도의 보복조치가 행해진다면 국제언론들은 ‘전쟁가능성(war that is about to start in Korea)’이란 미래에 대해 보도하기보다는 ‘한반도에 전쟁발발(war started in Korea)’이라는 현재형의 보도를 하게 될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렇게 된다면 남한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절벽으로 떨어져 내릴 테고 남한 전체 사회의 각 분야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



다행이라면, 천안함 사태에서 보았듯이 남한정부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거친 성명전과 함께 군사훈련 같은 쇼에만 전념할 테고 결과는 남한에 피해는 없을 테지만 따라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전혀 의미 없는 조처들이다.



만약 남한이 보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어떨까? 미국 역시 전 세계에 이런저런 이슈에 정신이 없는 상태인지라 북한에 대한 보복이 가능하지 못하다. 그럼 제 3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어떨까? 최근 서해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 해군작전이 바로 그런 목적이다.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뭔가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면 북경을 작전반경 안에 둔 해군함대가 서해를 휘젓는 모습을 두고두고 보게 될 거라는 거다. 그런데 앞서도 지적했다시피 이번 사건은 다분히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 지도부에 의해 주도된 사건이다. 현재의 중국은 70년대와 80년의 소련이 할 수 없었듯이 북한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그나저나 그때도 서방정부들은 북한에 대한 소련 정부의 영향력에 대해 과장하고는 했다.





대책이 없다면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까지 얘기했듯이 북한에 뭔가 변화를 유도할만한 제대로 된 대책이라곤 없다. 이번에도 북한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무사히 이번 사건으로부터 빠져나올 거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없다. 그리고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사이에 겨우 반년 남짓한 시차만 있던 걸 감안하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의 장군들은 비슷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비슷한 작전을 준비할 거다.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군사적 행동을 계속할 거다. “북한이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정당한 몫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남한의 납세자들이 대북원조에 지불하는 비용 이상의 피해를 남한에 계속 끼치겠다.”



이런 북한의 의도가 성공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이명박 정부는 완고한 것 같다.



미국민들의 경우 어떤 식으로 여론이 모여가는지 확실치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만약 즉각적으로 정책이 변한다면 그건 선명하게 약점을 보이게 되는 거다. 하지만 동시에 잊어서는 안 될 점은 북한은 이번 ‘우라늄 농축설비 과시’에서 보듯이 미국의 경제제재나 원조중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들의 핵개발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미국이 결코 좋아하지 않을 수많은 조처들을 취하면서 협상을 요구할 거다. 가령 시리아나 미얀마 같은 나라에 핵기술을 전수하면서 자신들의 기존의 핵탄두미사일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면서 말이다.



미국이 이런 위협에 맞서 계속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북한과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옳은지는 아직 답이 없다. 만약에라도 재협상이 시작된다면, 협상내용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제거가 될 가능성은 없다. 아마도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이 될 거다. 헥커 박사가 제안한 ‘3 NO’ (No 추가 핵, No 개선된 핵, No 핵확산) 같은 모양새가 될 거다. 하지만 혹시라도 협상이 시작이 되고 지속이 된다 해도, 이 협상이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부 해결책을 주거나 아마도 최악의 상황을 지연시키는 역할 정도나 바랄 수 있을 거다.



북한 정부가 현재와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 한, 그리고 자신의 경제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는 한, 지금처럼 원심분리기를 이용하거나 포격을 이용해서라도 외부의 원조를 구걸하는 외교정책을 포기하지는 않게 될 거다.





※ Crete의 부연 설명



현재 남한의 블로그스피어나 주류 언론 모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석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몇 북한 전문 블로그들을 통해 조각난 형태이나마 일부 소개된 내용이기는 하죠. 남한 언론이 떠들듯이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같은 낮은 수준의 목표가 아닌 보다 전략적이고 고차원적인 이유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용을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동감하시겠지만, 현 상황에 대한 해답은 전혀 없습니다.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보니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던데, 햇볕정책을 ‘적절한 인센티브와 보상을 통해서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킬 수 있고 북한의 행동을 누그러 뜨릴 수 있다’라고 좁혀서 정의 내린다면 결국 핵개발을 포기시키지 못했으니 실패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행동을 누그러뜨린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리 실패한 정책은 아닐 테죠.



반면에 이명박 정부와 미국 정부가 밀고 있는 ‘전략적 인내’ 정책 역시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기는커녕 지연시키는 것조차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의 행동만 점차로 과격하게 만들고 있으니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별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협상은 재개될 테고 헤커 박사가 제안한 3 NO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될 겁니다.







Cr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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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2010-12-06 11:38:05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lematin21@yahoo.com 2010-12-06 13:35:09
답글

엄청나게 잘 쓴 글이군요. 국내의 자칭 전문가들이 쓴 글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진성기 2010-12-06 14:14:32
답글

간단하게 말해 <br />
동냥을 안주니<br />
남의 집 대문 발로 차는 거란 말이군요.<br />
대문 뿐 아니라 집을 내려 앉게 할 수있는 폭탄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면서...<br />
<br />

최종원 2010-12-06 14:21:34
답글

진성기님은 하나를 간과하셨군요. 생존의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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