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있는 "세에라자드" 매장에서
"젠하이저" 사가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HE-1 헤드폰과 전용 앰프" 청음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결원이 생겨 운 좋게 대신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HE-1 헤드폰과 전용 앰프는 그전의 동사의 최고가 헤드폰인 "오르페우스"의 후속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원을 켜면 대리석에서 단자들과 진공관이 솟구쳐오르고 헤드폰 덮개가 열리는 동작은 헤드폰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정전형 헤드폰, 스피커는 경험이 없기에 어떤 느낌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THE FUTURE OF AUDIO" 청음회장 입구에 캐치 프라이드가 적혀있었습니다. 오디오 계에 처음 시도되는 동작방식에 걸맞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처음 헤드폰에 입문했을 때 몇 몇 거함급 헤드폰들이 있었습니다. 소니의 "R-10", 스탁스의 "오메가 헤드폰 SR시리즈", 젠하이저의 "오르페우스 HE-90"이었죠. 사진으로만 보고 말로만 들었는데 특히 오르페우스 헤드폰은 나무로 조각된 하우징이 무척이나 고급스러웠습니다. 저의 헤드폰의 모체가 되었음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
"세에라자드" 매장 안에 까페가 있는 것을 알고 있어서 잠시 커피 한 잔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진행 업무를 맡으신 분께서... 블랙 슈트를 입으신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 분께서 잠시 기다려달라며 과자와 커피를 주셨습니다. 네임에 맞물린... 얼핏 봐서 모르겠지만 "패러다임 톨보이" 스피커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전등이 인상적이더군요.
잠시 후 저의 순서가 되어서 청음실에 들어갔습니다. 젠하이저 직원 분이 계셨고 단 둘이 30분 정도 청음을 진행했습니다.
드디어 나옵니다. 젠하이저의 새로운 거함 헤드폰 - HE1
볼륨노브의 붉은 불빛이 스탠바이 상태로 입력신호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원을 켜면 전면 단자들이 앞으로 나오고 진공관들이 솟구쳐 올라갑니다. 그리고 볼륨이 제가 전에 들었던 음량으로 자동으로 돌아가며 맞춰집니다. 그리고 헤드폰 덮개가 열리며 "HE-1"을 손에 잡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음악들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
소스 기기는 맥에 USB 연결을 한 듯 보였고 CDP는 "오디아 플라이트 원"인듯 했습니다.
이제 헤드폰을 봐야겠죠.
젠하이저가 야심차게 개발한 HE-1 정전형 헤드폰 입니다. 내부의 노란 부분은 일반 진동판이 아닌 백금 기화 진동판으로 금속판입니다. 저 금속판 전체에 전류가 흘러 그 전류의 입력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헤드폰이 귀에 맞춰지는 방식은 헤드밴드 정중앙에서 벌어지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오르페우스"라는 명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묵직한 리모콘... 디지털 볼륨이 아니라 전동 모터에 의해 볼륨이 작동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얼핏 들었는데 이중 진공 방식으로 진공관의 진동소음을 잡았다고 합니다. 소리는 일단... 진공관 헤드폰 앰프라면 어느정도의 잡음은 감안해야 함에도 그 어떤 잡음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소리 톤은 다소 높았고 차가운 성향이었어요. "쿨 앤 클리어"라는 말이 딱이었습니다. 음 분해력이 대단하고 소리의 대역폭이 넓어서 마치 소리들을 왜 케이블 광고할 때 굵은 케이블 안에 여러 꼬아진 케이블들 보여주지 않습니까, 고음-중음-저음 소리들을 예리하게 잘라내어 눈 앞에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음악을 즐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정전형 소리가 이거로군요! 무척 인상깊었고 아직도 기억 저편에 남아있습니다. 헤드폰이 그 다른 음향기기보다 장점으로 해상력을 든다면 젠하이저 "HE-1"은 헤드폰 성능의 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 대략 15분 정도 집중해서 음악들었고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최고의 기기, 최상의 상태로 음악을 듣게되어 더 바랄 것은 없었습니다. 볼륨 버튼을 누르면 역순으로 덮개가 닫히고 진공관이 내려가고 볼륨이 무음으로 돌아간 후 매립됩니다.
긴장하고 집중해서인지 청음 후에 진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에라자드 매장을 둘러보았는데요, 몇 몇 분들이 자신의 기기를 찾고자 눈에서 레이저를 뿜으며 음악 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한 번 잘 못 선택하면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원이 나가니 당연하겠지요. ^.^ 행사 진행하시는 블랙슈트 여성분이 오셔서 "어떠세요?" 물어보시더군요. "대단하던데요?" 제가 답하자 웃으시면서 모든 분들이 그랬다고 그러더라구요. ^.^ 이런 소중한 순간을 선물해주신 젠하이저Sennheiser와 세에라자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청음회 기념품도 받았어요.
바로 방향제입니다. 신선하고 은은한 민트(?)향이 오래 여운이 나네요. 저의 귀동냥 역사에도 은은히 남을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즐겁게 음악 들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