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여의도 쪽으로 갈 일이 있어서 9호선을 갈아 탔습니다.
한 정거장쯤 갔을까, 왠 젊은 처자가 타는데 정말 세련된 분위기가 좔좔 흐르데요.
앙고라 털인지 뭔 짐승털 숄 같은걸 어깨에 두르고, 한 손에는 가방을 한 손에는 노트를.
제 앞에 서더니 가방에서 갤럭시 텝인지, 아이패드인지.. 그런거 꺼내서 뭘 확인하고 넣고..
요즘 학생들은 저런게 기본이구나, 멋지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_+
그리고 가방에서 용수철 노트를 꺼내서 펼쳐 들고 열심히 읽더라구요.
큼지막한 소단원 제목, 형광팬으로 알록달록 예술적 감각으로 채색된 이쁜 공책.
안 좋은 시력으로 뭔가 싶어서 슬쩍 어깨 넘어 보니까..
"인삼주의"에 형광팬 왕창 칠해져 있더군요. 뒷 글자도 몇자 보이기에 읽으니까..
"라벨은"... 이런 글씨가 보이고, 비치도록 이런 글씨도 보이고..
아.. 농대생이었구나 싶은 선입견 깨지는 소리가...
예, 전 선입견으로 충만한 녀석이었던지라 살짝 충겨. =_=;;;
그때 갑자기 내리려는 사람들이 출구쪽으로 밀고 들어와서 그 노트가 더 가까워지면서 잘 보이데요.
인상주의
라벨은 드뷔시의.. 어쩌고 저쩌고...
아무리 눈이 나빠도 인상주의를 인삼 취급주의를 연상하며 읽은 제 무식함에 순간 썩소가..
인삼주의는 그렇다 치고, 라벨을 비치도록 이라고 꿰다 맞춘 무식함은 어쩔거시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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