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문회 같은데 잘 안나갑니다.
아니 잘이 아니고 아예 안나갑니다.
나가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과 가식적 인사와 대화 주고 받는게 고역입니다.
그런데 제 전화번호를 제 주위 자주 만나는 친구중에 누군가가
동문회 명부에 한 3년전 쯤 올려놓은거 같습니다.
무슨 행사만 있으면 수시로 문자 옵니다.
물론 전 쌩깝니다.
오늘 웬 낯선번호로 전화가 오더니
'저 XX고등학교 졸업하신 울부씨가 맞는지요....'
일케 시작하는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의 전갈이 왔습니다.
12월 모일에 반창회를 한다고....
그러더니 또 모르는 전화로 전화가 옵니다.
받아보니 고교3년 내내 집 방향이 같다는 이유 하나로 같이 붙어다닐 수밖에 없었던
(서울 성북구에서 각각 동두천, 양주로 통학을 했었습니다)
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좀 전에 통화했던 넘으로부터 제 전화번호를 알았다면서 말이죠.
반갑기도 하지만 평화로운 제 생활에 의도치않은 파문이 이는거 같아 언짢습니다.
소중한 친구라면 20년 넘게 왜 안찾았겠습니까?
시대가 이럼에도 그동안 못(안)본건 다 이유가 있어서지요....
앞으로 한달여 남은 2010년.
얼마나 많은 거짓과 가식으로 이 시기를 넘겨야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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