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심심해서 쓴 잡설 입니다.
이하 존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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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분명한 정의(定義)를 가진 단어들로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좋아한다.
각설하고, 고온(高溫)가스터빈 발전기란 말을 들어 보신 분들이 있을줄 안다.
일반적으로 증기터빈 보다 가스터빈이 출력이 적은게 사실이지만 초고온 상태일때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내가 하는 일이 워낙 비밀 스럽고 전문적인 일이다보니 일반 인들이 상상 할 수 조차 없는 기괴하고도 황당 스럽기 조차한 일들에 대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 한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 정부단체 연구팀과 연계한 UFO 비행 동력원 연구 라든지 광에너지 스케터링(Scattering) 함수중에 영혼(귀신)의 분포가 끼치는 라만이펙트(Raman effect)의 상관관계 연구 같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접근 할 수 없는 일들을 지난 십수년간 진행해 왔다. 사실 이런 일들에 대한 연구와 거기에 대한 해답 얻기는 무척 긴 시간이 요구되며 신입 연구원의 경우 프로젝트 개념 이해 하는데만 해도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므로 한 프로젝트당 수십년간 연구가 계속 진행되는 상태이다.
최근 들어 실현 가능한 고로(高爐)를 이용한 고효율 가스터빈 발전기에 관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거의 상용화 단계에 다달았다. 물론 이번의 프로젝트도 초기 설계시에 UFO나 유령의 존재를 쫓는듯한 막연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마르코니에 의해 마술같은 전파의 존재를 연구와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무선통신 실험이 성공되어 현대 무선통신의 장을 열었듯이 우리 연구팀도 많은시간 노력의 결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 했고 이미 상당량 현실화 시켰으며 완전한 실현의 단계까지 왔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메가톤급 무게의 가스터빈을 6천도에 가까운 열이 발생할때까지 예열을 시키는 것이었다. 고온 플라즈마 상태의 에너지 장을 가둘수 있는 토카막 장치 없이 단순히 전자빔 에너지를 투입해 거대한 터빈의 온도를 6천도 까지 올리는 일은 누구나 생각하기에 바보같은 짓임에 틀림없다. 쉽게 설명 하자면 지구상의 특정 공간에 모닥불을 열심히 피워 작은 태양을 하나 만드는것과 같은 일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연구 개발 목표는 최소한의 에너지 투입으로 고로터빈이 본격적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위한 조건인 내부 온도 6천도까지 상승 시키는 것이었고, 목표 온도까지 지정된 시간내에 상승 시킨후 일정 시간 동안 유지 하기만 하면 에너지의 재순환으로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발전기 보다 효율이 높은 발전기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고온 가스 터빈을 설계 제작 하고 동작 시키기 위해 수많은 물리 학자들과 기계 구조물 엔지니어들이 참여 하게 되었다.
그중 전기,전자,통신,물리학을 섭렵한 나는(화학은 재미가 없어 관심밖이라...) 가스터빈 내부에 부착하는 각종 센서 개발과 제어 관련업무 팀장을 맡고 있다.
고로(高爐)가스터빈의 원리를 가장 쉽게 설명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태양이다.
태양은 6천도 이상의 고열로 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쉬지 않고 반복 되기 때문에 최대의 에너지 효율로 최장시간 식지않고 에너지를 재생산 할 수 있다.
근래들어 한국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완공에 대한 기사를 가끔 신문 지상에서 볼 수 있다.
1억도의 핵융합하는 인공 태양이라고 작게 떠들고 있지만 그들의 플라즈마 지속시간은 불과 수백초에 지나지 않고 또 다시 플라즈마 상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에너지를 다시 투입해야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50년 이상의 연구가 더 진행 되어야 상용화 될까 말까한 기술이다.
우스운 이야기다. 인공태양을 만들겠다는 과기부는 여러가지 얼토 당토 않은 시기상조한 장점을 나열한다.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 원리이기 때문에 폭발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는 이론이다. 또한 바닷물과 흙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하지않고, 또 거기에 사용된 설비들도 저준위 폐기물에 속하기 때문에 청정 에너지 원으로 다른 나라들 보다 빨리 기술 한계를 극복 하지 못하면 국가 에너지 전략에 일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선전 하고 있다.
그러나 KSTAR의 당사자들도 수천 억원의 예산이 이미 사용된 현재의 진행 상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인공 태양의 성공 여부 결과는 물음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잡설은 그만하고....
내가 하는 일이 이런 일들이고 보니 내 주변에 작업하다 남아 쓸모없이 폐기되는 전선 한조각 조차 일반인이 평생 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상온 초전도성의 성질을 지닌 케이블들이 즐비하다. 물론 폐기 되는 것들은 일반인에 공개 되지 않고 재활용 용광로에 들어가 버리므로 한편으론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동이 제한된 공간 안에서 나의 오디오 시스템은 이런 이유로, 일반인의 기준으로 볼때 최 고급을 훨신 상회하는 케이블을 사용 한다. 최고급을 훨신 뛰어넘는 케이블이긴 하지만 내가 업무중 사용하는 케이블에 비하면 최 하위 엔트리급 케이블이라 볼 수 있다. 업무중 사용하다 잘려져 필요없이 자투리로 남은 50Cm짜리 케이블 한조의 가격은 대략 500만원 정도 되는 싸구려일 뿐만 아니라 사용 가능 주파수는 고작 30GHz 정도까지 밖에 안되는 저급 품이다. 최소 250GHz이상 되는 '중급' 케이블 정도는 되야 중고역이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들어줄만 하다. 최고급품인 3THz급 이상의 케이블은 특성이 아주 뛰어난데, 전기와 전자파는 물론 광자의 전송 특성도 매우 우수해 필요하면 광케이블로도 사용가능하다. 물론 시중에 나오는 일반적인 광케이블과는 비교 대상이 근본적으로 안된다. 왜냐하면 상온 초광전도체이기 때문에 무한한 거리를 전송해도 전송손실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최상위품은 고로가스터빈 내부 센서에 적용되는 케이블로, 지구상에서 발생 할 수 있는것중 최고 악조건의 상황에서 100% 신뢰성을 가지고 장시간 동작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케이블 만큼은 국제우주정거장 ISS에서 무중력 상태로 제조 될 수 밖에 없어 필요한 길이만큼 특수 단자 처리되어 NASA에 특주 생산으로 공급 되기 때문에 내 나름데로 필요한 만큼 유용해서 사용 할 수가 없다. 기회가 되면 스피커 케이블로 한번 써봤으면 하는 생각이 조금 있긴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중급 케이블로 당분간 만족하며 음악 감상 해야 된다.
250GHz급의 중급 스피커 케이블 정도만 되도 잠깐씩 음악 감상 하는데는 별로 불만이 없다. 특징을 짧게 설명 하자면.
퍼지지 않고 단단하게 살짝 조이며 음원의 최저 한계역 주파수까지 방향성을 포함하여 절대적 댐핑력과 구동력으로 표현하는 '힘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춘 호방하나 방종하지 않고 절제되어 마치 장비의 턱수염 같이 거친듯 하면서 관우의 미소같은 신비 하고도 단정함을 가진 저음과, 경쾌하고 상큼 하면서도 명징하지만 날리지 않고 촉촉히 젖어 들다 못해 찰진, 마치 영화 파리넬리에 등장하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카스트라토가 삼극관으로 변신해 뿜어내는 듯한 투명한 중음, 그리고 우아 하고 섬세 하면서 해상력과 정보량은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쏘지 않고 찰랑 거리는 즉, 방대 하지만 넘치지 않는, 음의 분자 하나 하나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표현을 하면서도 정확히 조정된 이상적인 음역 밸런스에 의해 분주 하지 않고 품위를 간직하여 마치 팀버튼 감독이 샤갈의 푸른꿈을 상상 하는 듯한 고음.... 아아... 케이블은 정녕 프렉탈의 창시자인가? 잠시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3THz 급에 비해 뒤지는 것은 초 고역에서 아쉬운 약간의 스피드 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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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깨고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이라 출근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눈을 비비며 방안 공기가 서늘해 이불을 뒤집어 쓴채 쪼그려 앉아 백열등 전선을 잘라 만든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한 조그만 오디오에 전원 스위치를 넣는다.
나는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어릴때 부터 좋아한다. 차이코프스키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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