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당에 사는 강우아빠입니다.
와싸다회원이신 이재준님께서 저를 대신하여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 그 글에 많은 위로의 답글 달아주신 여러 다른 회원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제 삼우제까지 다 잘 치루고 오늘은 회사에 출근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질 않고, 제 핸드폰에는 아직도 아버님의 핸드폰 번호가 저장되어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아버님께 전화가 올 것만 같은 심정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3, 4개월간 다른 때보다도 더 많이 저에게 업무시간 중에 전화를 많이 하셨는데, 그 때가 저희 아버님이 가장 많이 외로우셨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신 것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전화하셨다며, 잘 지내면 됐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곤 하셨으니까요. 그 때 좀더 자주 찾아뵈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정말 주체없이 밀려듭니다. 정말 불효자가 바로 저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더 가슴이 아픈 것은,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에는 저희 어머님과의 관계도 그리 좋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추석 직후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오른쪽 손을 못쓰시게 되신 이후, 평생 한번도 하지 않으셨던 운동도 정말 열심히 하셨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셔서 항상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덕분에 어머님도 아버님의 마음을 이해하시고, 중환자실로 가시기 전까지 약 3주 남짓동안 아버님은 어머님과 정말 행복해하셨습니다. 저희도 행복했구요. 재활치료 잘 받으셔서 여행도 가시기로 약속도 하셨고, 저희 가족과 좋은 추억 많이 남기시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더군요.
약속한 것은 지키시고 가시면 좋으련만.....
게다가, 저희 가족들 고생안시키시려고, 견디시다가 일요일 밤에 돌아가신 것도 참 가슴이 아프고, 중환자실에 가실 때도 이번에 대학시험보는 손녀딸이 걱정되셔서 고통을 더 견뎌내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돌아가시면서까지 자식들 생각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정말 뭐라 표현을 해야 할지....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린 것은,
부모님 계신 회원 여러분들 모두, 부모님 살아계실 때 안부 전화라도 더 드리시고, 시간되시면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이야기 많이 나누시라는 겁니다.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미련하고 바보같은 불효자가 되지 마세요.
아버지, 지금은 편한 곳에 계시겠지요?
지금은 아버님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먼 훗날 그 좋은 곳에서 저희들과 기쁜 얼굴로 만날 수 있음을 믿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비록 아버님의 육신은 한줌의 재로 남아있지만 아버님께서 평소에 저희들에게 강조하셨던 좋은 말씀들, 항상 가슴 속에 새겨서 아버님의 손자들에게도 잘 가르치겠습니다.
그리고, 아버님께서 생전에 이루지 못하셨던 꿈, 당신의 손자를 통해서 이룰 수 있도록 약속할게요.
그리고 항상 저희 가족들, 하늘나라에서 굽어 살펴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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