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비바람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전 사는 최원길입니다.
지난 해부터 올해에 걸쳐 진공관 싱글앰프를 몇가지 만들어 왔습니다.
그 와중에 보아둔 출력트랜스포머가 있어서 한참전에 견적을 받아 두었었습니다.
지난 연말에 이르러 그 물건을 가져다가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주문을 냈고 연초에 마침내 물건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기보다 크고 무거웠습니다. 기본적으로 2A3나 300B 싱글앰프를 만들 수 있는 규격의 물건이니 그쪽으로 도전해봐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되더군요. 일단 2A3 싱글앰프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아마도 자작으로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물건이라 외관도 신경을 좀 써봐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봤고요..
트랜스 크기나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샤시는 2개가 있어야 할 것 같았고요.. 모노모노로 한다면 좋겠지만 전원트랜스, 쵸크트랜스를 별로도 구성해야하니 각 샤시의 크기도 더욱 커질 듯했고.. 그리되면 그 물건들을 놓을 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어쨌든지 현재 거실의 튜너 우드케이스 위에 얹혀지는 크기로 정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에 맞는 케이스를 찾아보니 중국쪽에서 판매하는 알루미늄 케이스가 적당한 것이 있었습니다. 2개를 구입했습니다.
케이스의 큰 구멍들은 업체에 의뢰하여 뚫었고 수많은 작은 구멍들은 직접 뚫었습니다.
진공관도 홍콩으로부터 들여오고 부품들은 여기저기서 수배하였습니다.
케이스 가공이 끝날 무렵 대부분의 부품들이 수배되어서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업무 끝나고 매일 조금씩 작업하다보니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고요..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지 트랜스가 부착된 무거운 샤시를 이리저리 만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마침내 진공관에 불이 들어오고(사실 2A3는 불빛이 거의 안보입니다.) 소리가 울리게 된 것이 5월입니다.
다행히 앰프는 별 이상이 없이 잘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연기나 나지도 않았고.. 특별한 잡음도 없었습니다. 늘 그랬지만.. 소리도 좋았고요..
약간 게인이 작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볼륨을 올려 사용하면 되니 사실 문제랄 것도 없었습니다. 2A3에 걸리는 전압이 약간 낮은 듯했지만 그다지 조정이 필요해 보일 것 같지도 않았고요.. 커플링 콘덴서는 임시로 달아 이것 저것 바꿔보는 놀이를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 듣다가 조금은 정상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초단쪽에 게인이 높은 6SL7을 사용하기로 하고 약간의 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6SL7 SRPP 전환 작업을 끝내고 러시아산 6N9S를 끼워보니 게인도 올라가고 소리의 중심도 또 내려간 것 같습니다. 바꿔 끼워 볼 진공관을 몇가지 준비중입니다.
정류관들을 주변에 있는 것들로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현재 흐르는 전류로 볼 때 제가 가진 정류관들은 사용상 문제는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전압강하가 달라서 좀 플레이트 전압 등이 바뀔 수는 있는데 현재 상태에서는 큰 문제는 없었고요.. 소리가 크게 바뀌는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뭐.. 제가 둔해서지요..
현재는 튼튼한 5R4WGA를 끼워 놓았습니다.
커플링 콘덴서도 바꿔달기 쉽게 정리를 좀 했고요..
러시아산 PIO 형 콘덴서도 끼워보고 현재는 Ampohm(LCR)의 Metallized PP형 콘덴서로 교체했는데요..
조금 사용하다 다른 물건으로 바꿔봐야겠습니다만 현재의 상태도 만족스러우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전원트랜스쪽의 결선을 달리하고 증폭부쪽을 조금 변경하면 300B로 바로 변신이 가능한데요.. 일단 출력관이 없어서요...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한동안 잘 놀 것 같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비가 다시 몰려드는 것 같습니다.
장마철 몸 관리, 주변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전원부 분리형 앰프가 튜너 위에 잘 올라가 앉았습니다.
가지고 있던 DC 정전압 Power Supply를 이용한 2A3에 대한 DC Filament 전원 시험과 Heater Burning 모습입니다.
2A3 DC Filament에 대한 의견이 여러가지지만 일단 DC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Filament에 2.5A를 흘리는 일이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샤시의 뒷면 모습입니다. RCA 입력 단자는 2조, 선택스위치는 RCA 단자 사이에 배치하였습니다. 앰프가 좁은 랙에 설치되는 것만 아니라면 이렇게 하는 것이 볼륨까지 연결되는 쉴드선이 두가닥만 있으면 되니 여러가지로 편리합니다. 스피커 출력단자도 임피이던스 변경시 내부에서 간단히 배선만 바꾸면 되니 한조만 설치하면 됩니다. 물론 보시다시피 더 설치할 공간도 없습니다. 샤시 측면과 밑판에는 방열을 위해 구멍을 충분히 뚫었습니다. 구멍들이 커서 벌레나 먼지들이 제법 들어갈 것 같습니다. 간간히 밑판을 뜯어 청소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겠지요..
전원부 내부 모습입니다.
완성된 증폭부의 내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