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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어린 이모를 만나 35년만에 사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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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2:3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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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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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어린 이모를 만나 35년만에 사과하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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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찬 [가입일자 : 2002-07-0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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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저보다 한살 어린 5촌이모가 계십니다.
제 어머니와 몇살 차이 안나는 어머니의 고모님의 막내딸이죠.
그 고모할머니 댁이 한참 어렵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가 제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살 어린 이모가 저희집에 와서 잠시 머문적이 있었는데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어느정도 기간이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한달은 넘고 석달은 안됐던거 같습니다.
그 시절에도 나이어린 이모를 '이모'라고 부르는데 거부감은 없었는데
그게 되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이모란 호칭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안에서 그 이모를 부르던 아명으로 불렀죠.
물론 그 이모는 이모라고 불리우는 것도 불편하고
조카에게 아명으로 이름을 불리우는 것도 고까웠을 거라고 짐작은 갑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무슨일인가로 그 이모를 제가 울렸는데
울 정도로 심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집안의 어려움 때문에
사촌언니 집에서 얹혀 지내야 했던 자신의 처지와 겹쳐져서 일순간에 터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일 이후로 좀 서먹히 지내다가 얼마 안있어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죠.
그 이후 자라면서 정말로 그 이모는 몇번 만나지를 못했습니다.
지난 주 그 고모할머니 댁의 큰 손자 결혼식에서 본 것까지 합해봐야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에 안되는거 같네요.
지난주 결혼식장에서 그 이모를 보자마자 '이모!'라고 했더니
'어머! 니가 나보고 이모라니, 더 이상하다 얘...' 그러더라구요. ㅋㅋㅋ
그리고 35년전에 그 얘기를 꺼냈더니 잘 기억을 못하더군요.
아니 아예 우리집에 머물렀던거 조차 잘 기억을 못하더라구요.
어쩌면 아픈 기억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기억에서 지워졌는지도 모르죠.
괜히 기억도 안나는걸 다시 상기시키는거 같아서 이게 또 미안 했지만
어쨌든 그때 그일을 사과 했습니다.
가끔씩 이모를 떠올릴 때면 난 그게 항상 마음 한구석에서 걸렸었다고
그 때 비록 내가 조카지만 한살이래도 더 먹은 내가 이모를 잘 챙겨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내가 참 못나게 느껴져서 후회 많이 했다고
그러면서 기억을 못한다 할지라도 나는 사과 하는거니까 무조건 받으라고...
제 마음은 좀 편해졌는데 그 이모는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반가왔었다고 문자가 오긴 왔는데....
뱀발) 여전히 예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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