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반백수로 지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두집 살림을 합니다.
2주 일하고 2주 백수 생활
백수 시절에는 촌집에서 일할 때엔 시내 숙소에서 지냅니다.
물론 일하는 동안데도 이삼일에 한번씩 촌집에 가긴합니다
썰렁한 숙소에서 심심풀이로 듣는 심풀시스템입니다.
작년에 봄에 완성한 보나스피커
우연히 굴러떨어진 다이아톤 유닛 땜에 얼결에 만든 스피커입니다.
게을러서 몇달만에 공방에 가곤 해서 전에 잘라둔 판떼기 무언지 몰라 얼렁뚱땅
거의 일년 정도 걸려 만들었습니다.
만들고 난 뒤 처음에 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 실망도 했었는 데
내가 만든 스피커라 팔아묵지도 못하고 잘 울려보려고 이 앰프 저앰프 많이도 물려봤습니다.
TR 앰프로 울리면 부조건 잉칼진 소리를 냅니다.
성질이 참 고약합니다.
스피커는 주인 닮는 다던데 이 스피커를 울려보니까 주인이 누군지 성질머리를 알것 같습니다.
그릴은 시장에서 삼베 오천원어치 사서 쓰고 남은 건 요즘 두부 만들 때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친구 집에서 일제 6L6 PP 를 물렸더니 썩 괜챤은 소리가 나더군요.
집에 데리고 와서 장터에서 6L6 앰프를 수배하다.
자작해서 장터에 파시는 분이 만든 것을 샀습니다.
근데 친구 집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안납니다.
친구집을 털러 가야 되나 생각하고 있던 중
어느날 장터에 깨끗해 보이는 피셔 진공관 리시버가 나왔길래
그야말로 심심풀이로 샀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 제일 잘 어울립니다.
만든지 일년 밖에 안된 스피카가 환갑이 다되가는 구닥다리 리시버와 궁합이 맞다니
하긴 이 스피커에 달려 있는 다이아톤 P610 나이를 생각하면 그게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피셔 800C 는 피셔사의 최고의 진공관리시버입니다.
500C와 같지만 AM 튜너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 피셔 리시버로 다른 스피커도 물려봤는데
어느 스피커에 물려도 제 소리를 다 내 줍니다.
상당히 괜챤은 앰프네요.
포노단드 쓸만하고
예전에 AR 한참 들을 때 몇번 피셔 앰프와 리시버 사용할 때도 곤챤다고 생각은 했지만
800C는 처음인데 그 때 써봤던 TR 리시버보다는 훨 좋습니다.
빈티지가 좋을 때가 이럴 때인것 같습니다.
당대 거의 최고의 리시버를 이 정도 가격에 살 수있다는 게
요즘 최고의 리시버나 앰프를 사려면 열배이상을 지불해야 할텐데..
제비 모습이 날렵합니다.
심심풀이 심풀한 전체 모습입니다.
방이 홀애비 방이라 썰렁한 관계로 너무 라이브해서 조그만 러그를 깔았더니 좀 차분해 졌습니다.
허름한 노트북 하나와 조그만 DAC 만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