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에 사는 강우아빠입니다.
요즘 마음이 너무 심난하네요.
저희 아버님께서 지난 추석 연휴 직후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지만, 그후 정말 열심히 재활치료 받으시고 하셔서, 많이 좋아지셨는데, 어제 새벽 3시경에 갑자기 코와, 입에서 피를 토하셨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받고 집사람과 함께, 새벽에 정신없이 병원에 가서 보니, 정신이 많이 혼미해지셨더군요. 말도 잘 못알아들으시고, 호흡이 많이 거칠어지시더군요.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수혈을 하면서 응급조치를 하고 조금 지나니 정신이 다시 돌아오시더군요. 그래서 어디서 혈관이 터졌는지를 검사를 했습니다. 위내시경도 해보고 머리 검사도 했는데 모두 아무 이상이 없다더군요. 결국에는 나중에 몸상태가 좀더 좋아지면 대장내시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시름 놓았다 생각했는데, 저녁 5시경에 구토물이 폐에 들어가서 폐에 물이 차고, 폐렴이 조금 심하다고 하더군요. 인공호흠기의 산소를 최대치로 올려도 아버님이 숨을 쉬는 힘이 약해서, 기도관을 삽입하여 항생제를 투입해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마저도 일주일 이상은 못하고, 그동안에 폐렴이 가라앉지 않으면, 기도 절개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하면서 연세가 많으시고(지금 연세가 81세 되십니다), 심혈관 질환이 심한 상태고 해서, 여러가지 노력은 해보겠으나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해주더군요.
이 모두가 반나절 동안 생긴 일입니다.
한평생을 가족들을 위해서 고생하셨는데..
이번에 열심히 재활치료 받으셔서 좋아지시면 꼭 여행까지 가기로 약속까지 하셨는데 막상 이런일이 일어나니 생각이 정리가 안되네요.
지금 저희 어머님도 일단 마음 정리를 하셨습니다. 다만 아버님이 더 힘들지 않게 가기를 바라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기도절개까지는 안했으면 하시네요. 그건 아버님께 너무 힘든 고통이 되신다고...
지금 사무실에 나와서 일은 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도 안나고, 일도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점심 먹고 이렇게 와싸다 게시판에 넋두리 해봅니다.
저는 그래도 아직 희망을 버릴수가 없네요. 다시 한번 훌훌 털고 일어나시는 아버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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