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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운동화 사주고, 마음이 찡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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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14:1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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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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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운동화 사주고, 마음이 찡 합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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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기 [가입일자 : 2002-02-0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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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일요일에 아내는 상가집 가고, 저는 아들 녀석 데리고 테크노마트에 운동화 사러 갔습니다. 신던 운동화는 닳아서 구멍이 났더군요. 전 그것도 미처 몰랐습니다. 아내가 운동화 사야 한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죠.
아식스 매장에 갔더니 한켤레에 세일해서 5만7천원이더군요. 살짝 놀랐습니다.
내심 4만원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들에게 슬쩍 물어보니 맘에 안든답니다.
잘됐다 싶어 옆에 프로스펙스 매장에 갔더니 가격은 비슷한데 맘에 드는게 없다네요.
그래서 옆에 다른 브랜드 매장 갔더니 신발끈 자동으로 조여주는게 있던데 그건 9만원 정도 하더군요. 단박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한철 신기엔 너무 비싸다고...
그리고 나이키, 퓨마 등 매장 둘러봐도 신발이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다시 아식스 매장으로 왔습니다. 다시 아들에게 물어보니 조금 머뭇거립니다. 맘에 든다는 표정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지하 2층 롯데마트 앞에 있는 브랜드를 모아놓은 매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곳은 나이키, 퓨마 등 몇가지 브랜드를 함께 모아 놓고 팔더군요. 그런데 거기는 신발이 더 없는 겁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롯데마트 매장안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고 했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슬레진저 2만8천원짜리가 있습니다. 아들에게 신겨보니 나쁘지 않습니다. 맘에 드냐고 하니 맘에 든다고 합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다른거 맘에 드는거 없냐고 물어보니 이름 없는 상표로 14천원 짜리입니다. 그건 너무 싸서 안되겠다고 하고, 두어번 더 다짐을 받은 뒤에 2만8천원짜리 슬레진저를 샀습니다.
전에 신던 신발은 롯데마트 쓰레기통에 기부하고 새신발을 신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상가집 갔다온 아내가 신발을 보더니 아무말 안합니다.
그리고 애들 재우고 밤 11시에 둘이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데 아내가 물어봅니다. "민수가 그 신발이 싸서 고른거 아냐?"
그러면서 전에 제가 유럽 출장중이라 아내 생일을 챙겨주지 못할때 아내가 아들 데리고 빵집 가서 케익을 샀다고 합니다. 그때 아들이 케일을 골랐는데 나중에 왜 그걸 골랐냐고 하니까 "싸서요" 라고 답하더랍니다.
9살 짜리에게 너무 싼거만 찾는 모습만 보여준건 아닌지 하는 마음도 들고...
애가 좋아하는 신발도 못사주고... 여러 착잡한 심정이 일요일 이후로 마음에서 떠나질 않네요. 신발 그냥 9만원짜리 사줄걸 하는 후회도 밀려오고. 쓰지도 않을 와싸다표 스피커는 10만원 주고 낼름 사서 책상 밑에 처박아 두면서 신발은 필수품이고 성장기에 중요한 것인데, 그런데서 돈이나 아끼는.. 그런 생각도 들고요..
슬레진저 신발이 겨울 넘기고는 구멍이라도 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9만원짜리 신발 한번 신겨주게요.
아내 말마따나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맞벌이라 나름 살만한데...
하여튼 살짝 쓰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죽어서 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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